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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에게 유리한 '엄격한 점프 규정' 탄생 비화

연아에게 유리한 '엄격한 점프 규정' 탄생 비화

SBS 뉴스

작성 2008.03.21 14:17 수정 2008.12.04 16:2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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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의 또다른 수식어인 '점프의 교과서'가 가진 의미는 무엇일까. 특히 지난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가 지적받은 엣지(스케이트 날) 사용 오류는 이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피겨 여왕' 김연아가 21일 2008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면서, 여론의 피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9일 김연아의 2008 세계피겨선수권 쇼트프로그램 경기 출전을 앞두고 방송한 SBS특집 다큐멘터리 <소녀,세계를 매혹하다>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새로운 채점 시스템(new judging system)을 분석했다.

 ISU,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 편파 판정계기로 채점 시스템 대대적 개혁 단행

이에 따르면, ISU의 채점 방식 개혁의 발단은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페어 부문에서 있었던 심판의 부정 비리에서 시작됐다. 페어 부문에 출전한 제이미 세일-데이비드 페레티어(이상 캐나다)조가 완벽한 연기로 관중들은 물론 세계 시청자들의 탄성을 자아냈지만, 어이없는 점수를 받고 러시아 팀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것이다.

결국 ISU는 프랑스 심판이 러시아 심판에 매수된 사실을 밝혀내고 캐나다 팀에게 금메달을 수여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국제빙상경기연맹은 대대적인 채점 방식 개혁에 착수했다.

즉, ISU는 심판들이 기술과 표현 두 영역으로만 나눠 주관적으로 채점하는 대신, 세부 사항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더욱 엄격하고 객관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ISU는 지난해 7월 새 시즌을 앞두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문건인 '국제빙상연맹 공지 사항 1445번'을 발표한다.

올시즌(2007-2008)적용된 새 채점 방식, 엣지 오류 판정 명시

이 문건에 수록된 사항 중 특히 선수들을 긴장하게 한 사항이 바로 '엣지 규정'이다. 문건에 따르면 "잘못된 엣지가 명확하면 기술위원들이 반칙표시를 한다. 이 경우 심판들은 감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의 변화로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는 고난도 점프로 꼽히는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플립에서 각각 엣지 오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선수의 대응은 달랐다. 아사다 마오는 그랑프리 시리즈를 앞두고 엣지 감점을 감수하며 다른 기술에서 가산점을 얻는 방법을 택한 반면, 안도 미키는 엣지 오류를 교정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결국 수년 간 몸에 익은 엣지 방향을 바꾸려고 무리했던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안도 미키는 점프에서 내리 실수하며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 실패한다.

이렇듯 선수들 연기 성패를 가르는 엣지 오류가 전혀 없는 김연아에게 ISU의 새 채점 방식은 호재였다.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 각가 트리플 러츠, 트리플 플립 점프 엣지 오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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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마오의 경우는 ISU의 점프 교본에서 가장 흔한 오류로 지적하는 트리플 러츠 엣지 오류를 가지고 있다.

트리플 러츠는 트리플 플립과 거의 구별하기가 어렵다. 두 점프 모두 오른손 잡이인 경우 뒤로 가다가 오른 발로 빙판을 찍으며 도약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차이는 엣지 방향이다. 러츠 점프의 경우 아웃사이드 엣지가 빙판에 닿아 있어야 하고, 플립 점프는 인사이드 엣지가 빙판에 닿아 있어야 한다.

채점 방식에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기 전에는 선수들이 정석대로 뛰기가 쉽지 않아 본능적으로 엣지를 몸이 가는 대로 바꾸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채점 방식은 선수가 점프시 엣지 오류를 저지르면 잘못된 엣지(wrong edge)로 표시되며 감점을 하게 된다.

2007-2008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서 점프 엣지 오류  판정 연기 성패 좌우

이러한 채점 방식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그 효과를 발휘했다. 올시즌 점프에서 회전수와 롱엣지 실수가 없는 선수로 꼽힌 김연아는 이 대회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트리플 룹 점프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3점의 감점을 당했다. 아사다 마오는 쇼트프로그램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프리스케이팅에서 겉으로 보기에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두 선수의 점수차는 김연아 132.31, 아사다 마오 132.55로 겨우 0.34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한편, 이에 대해 이른바 '피겨 강대국'으로 불려왔던 국가들은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선수들의 사기를 죽일 수 있다고 비판을 하기도 한다.

반면, 또한쪽에서는 트리플 악셀과 같은 고난도 기술을 연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겨에 있어서 음악을 해석하는 능력과 표현력 등 한 가지 뛰어난 기술보다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할 것들이 더 많다고 반박하고 있다.

(SBS 인터넷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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