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숭례문 진화실패로 요즘 소방당국이 따가운 시선을 아주 많이 받고 있지요. 그런데 어제(12일) 경기도의 한 판자촌에 불이 나서 소방차들이 출동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12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의 한 판자촌.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불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건물을 태우고 있습니다.
일분 일초가 급한 상황, 판자촌 이웃 주민이 뛰어가면서 다급하게 소리칩니다.
[아니, 소방서 뭐하는 거야, 빨리 물을 뿌려야지.]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소방차들은 화재 현장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가만히 서 있습니다.
[아니, 뭐하고 있는 거야, 소방차가.]
일부 소방차만 불이 난 집 옆에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소방관들이 불을 다 껐다며 철수한 지 한 시간이 지난 현장입니다.
곳곳에서 연기가 나고 있고, 아직 불씨가 살아 있는 곳도 있습니다.
가스통과 불이 붙은 연탄도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어제 불은 한 집에서 발생했지만 옆집으로 옮겨 붙으면서 이곳에 있는 12가구를 모두 태웠습니다.
초기 진화가 제대로 이뤄졌으면 피해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이순모/인근 주민 : 소방차가 20분 동안 아무 것도 안 하는 거야. 이게 첫번에만 잘 했으면 이렇게 정도는 안 됐어요.]
소방서 측은 신고 접수직후 소방차 30여 대가 출동했고, 화면 반대 쪽에서 나머지 소방차들이 진화를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소방서 무전기록을 확인한 결과, 화재 초기에 이 소방소에서 출동한 소방차는 6대밖에 없었습니다.
[소방서 관계자 : (소방차 30대가 나갔다면서요?) 우리가 총동원 체제로 운영했다는 것이고 초기에는 기본 출동대로 나간 거죠.]
이곳은 재작년 재건축 허가가 나면서 거주민들과 광명시, 철거용역 직원들 사이에 마찰이 끊이지 않던 곳입니다.
판자촌 주민들은 소방관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판자촌 주민들을 내쫓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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