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는 다 전해드리지 못한 취재 뒷이야기와 생각할 거리들을 소상히 들려드립니다.
지젤 펠리코. 올해 71살인 그녀는 올가을 프랑스 신문 사회면에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 중 하나입니다. 지젤은 50년을 함께 살며 3명의 자녀를 같이 낳아 키워온 동갑내기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로부터 충격적인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입니다. 도미니크 펠리코는 2011년부터 10년 간 지젤의 음식이나 술에 몰래 진정제 성분의 약을 넣어 의식을 잃게 만든 뒤 인터넷으로 모집한 익명의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자신의 아내인 지젤을 성폭행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도미니크의 의도대로 그녀를 성폭행한 50명의 남성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성범죄 피해여성인 지젤의 이름이 공개되고 그녀가 프랑스 사회의 유명 인사가 된 건, 이 사건의 재판이 '공개 재판'으로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젤은 일반적인 성범죄 피해자들과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지젤의 변호인은 "우리는 침묵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젤은 가능한 한 이 일을 널리 알리고 싶어하며, 수많은 피해자에게 '우리가 정면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영감을 주길 원한다"는 겁니다.
칼럼을 쓸 영화라면 보통 두 번 정도는 봅니다. 어떤 영화는 특정 대목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은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생각이 잘 안 나더라도 그냥 써야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 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요즘 영화나 드라마가 잔인한 장면이 좀 많은가요? 극사실적인 전쟁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 곧 개봉하는 《글래디에이터2》도 잔인한 폭력씬 때문에 1편과 달리 '청불' 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런 영화들에 어느 정도 길들여졌지만, 직접적인 살육 장면도 없는 이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가 더 보기 힘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기, 러시아의 침공으로 포위된 도시 마리우폴의 <일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을 보면서 이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가 떠올랐습니다.
지젤 펠리코. 올해 71살인 그녀는 올가을 프랑스 신문 사회면에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 중 하나입니다. 지젤은 50년을 함께 살며 3명의 자녀를 같이 낳아 키워온 동갑내기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로부터 충격적인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입니다. 도미니크 펠리코는 2011년부터 10년 간 지젤의 음식이나 술에 몰래 진정제 성분의 약을 넣어 의식을 잃게 만든 뒤 인터넷으로 모집한 익명의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자신의 아내인 지젤을 성폭행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도미니크의 의도대로 그녀를 성폭행한 50명의 남성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성범죄 피해여성인 지젤의 이름이 공개되고 그녀가 프랑스 사회의 유명 인사가 된 건, 이 사건의 재판이 '공개 재판'으로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젤은 일반적인 성범죄 피해자들과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지젤의 변호인은 "우리는 침묵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젤은 가능한 한 이 일을 널리 알리고 싶어하며, 수많은 피해자에게 '우리가 정면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영감을 주길 원한다"는 겁니다.
도쿄 올림픽 전웅태의 사상 첫 메달에 이은 파리 올림픽 성승민의 여자 선수 첫 메달. 76년 역사의 한국 근대5종은 경기력 면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에서도 전웅태, 서창완, 성승민, 김선우 등이 번갈아 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근대5종연맹의 행정은 의문의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대표 선수단과 연맹의 마찰, 대표 선수단을 배제한 채 진행되는 의사 결정, 여기에 각종 비리 의혹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곪아가고 있는 한국 근대5종의 문제점을 연속 보도를 통해 짚어봤습니다.
이이의 소설이 이렇게 잘 읽혀도 되는 건가? 뒤늦게 '한강 읽기' 대열에 합류한 필자는, 한강의 소설이 생각보다 쉽게 읽히는 것이 어쩐지 꺼림칙합니다. "한강의 詩적인 문장들은 철저히 고통스럽게 읽혀야 한다"는 한 평론가의 글이 마음에 걸려서 일까요. 한강의 소설은 고통을 말합니다. 타인의 고통을 고통스러워하는 마음이 그의 소설에 담겼습니다. 『소년이 온다』를 쓰면서 한강이 가장 많이 느꼈던 감정이 고통이었다고 하죠. 압도적인 고통. 필자는 <씨네멘터리> 칼럼을 통해서만 세 번이나 죽음과 자기 결정권에 대한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를 다뤘습니다. 오늘 말하고자 하는 영화는 이런 영화들 가운데 가장 우아한 영화입니다. 두 달 전 베니스영화제에서 이 영화제 사상 신기록인 18분 간의 기립 박수를 받고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기 때문은 아닙니다. 60년생 동갑내기 명배우인 줄리안 무어와 틸다 스윈튼이 주인공이어서만은 아니다, 라고도 말하고 싶지만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성립하지 못했을 겁니다. 최소한, 이만큼 우아하게 고통과 죽음, 안락사의 문제를 바라보게 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지난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모두에게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교육 현장도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지난해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청소년 성교육에 유해하다"며 <채식주의자>를 폐기했는데, 정작 한강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을 준 노벨위원회는 채식주의자를 극찬했기 때문입니다. <채식주의자>는 평범했던 중년 여성이 어느 날 육식을 거부하면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주인공은 고기를 억지로 먹이려는 가족과 대립하기도 하고, 점점 변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에 매력을 느낀 형부와 부적절한 관계를 갖기도 합니다. 육식이란 관행을 거부하자, 가족들은 혐오와 성적 매혹, 질투심 등 반응을 보인건데, 노벨위원회는 이 작품이 경직되고 때로는 독재적인 사회 규범과 관습에 매몰된 가부장 사회를 날카롭게 묘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채식주의자>를 폐기한 학교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매우 축하할일이나, 그렇다고 해서 부적절한 성관계가 선정적으로 묘사된 이 책을 반드시 청소년이 읽어야 하는 것인가? 라는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부적절한 성관계가 묘사됐다고 해서 반드시 청소년에게 유해한 걸까요?
하반기 장성 인사가 임박했습니다. 통상 10월에 단행되는데 이번 인사는 11월 초로 예상됩니다. 이번 주 국정감사의 국방부 종감, 다음 주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가 마무리된 뒤 인사가 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이번 하반기 장성 인사는 별 셋, 3성 중장 이하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슈는 "항명·수사외압 사건으로 쑥대밭이 된 해병대의 차기 사령관에 누구를 앉히느냐"입니다. 해병대 사령관 인사가 해병대의 명예와 신뢰, 힘을 되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장교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안이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해병대 제1 공약인 '해병 별 넷, 4성 장군 배출'의 이행입니다. 해병대 4성 장군을 감안한 사령관 인사를 함으로써 윤석열 정부는 대선의 약속을 지키고 해병대는 힘을 되찾는일석이조의 결과를 낳자는 생각입니다.
정말 그 사람이 맞을까. 검색창에 이름을 넣어봤습니다. 맞았습니다. 배우 송일국 씨의 아들 삼둥이부터 군인 부부의 오둥이 남매들까지, 많은 대중들이 알고 있는 다둥이 분만을 성공시킨 국내 '다태아 분만' 명의(名醫) 전종관 교수. 그는 서울대병원에서 정년퇴임 후 올해 초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로 자리를 옮겨 여전히 많은 부부들의 다태아 분만을 돕고 있습니다. 그 이름을 이곳에서 보다니, 의외였습니다. 지난 14일, 시민사회계가 마련한 '임신중지 비범죄화 후속 보건의료체계 구축 및 입법 촉구 기자간담회'였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낙태라고 불리는 '임신중지'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가 어떤 것들을 마련해야 하는지를 시민사회단체와 보건의료계, 그리고 법조계 인사들이 모여 정부에 촉구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는 1시간 동안 이어진 패널들의 모두발언을 듣고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교수님은 왜 이 자리에 나오셨나요?"
무도(武道). 무예 및 무술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각종 무예와 무술을 아우르는 표현입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영화 '무도실무관'이 개봉해 무도실무관이란 직업에 대해서 알게 됐고, 취재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 직업의 실태를 알게 됐습니다. 이번 취재파일에서는 지난 <8뉴스>방송에 담지 못했던 무도실무관이란 직업의 다양한 쟁점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무도실무관은 출소한 전과자들을 관리하는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의 공무직 근로자입니다. 법무부 공무원인 보호관찰관을 도와 전과자들 중에서도 전자발찌를 착용한 주요 대상자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준법지원센터 또는 보호관찰소와 계약을 통해 고용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국에 170명이 있습니다. 이 직업 앞에 '무도'가 붙는 이유는 무도 3단 이상이 지원 자격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무도실무관이 필요한 이유는 이들이 관리하는 대상자가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호관찰관들이 사법 경찰의 지휘를 가지지만, 어디까지나 일반 공무원 출신이기 때문에 보다 무도에 능한 인력을 뽑아 관찰관 업무를 보조하게 하려고 지난 2013년 무도실무관이란 직업이 생겼습니다.
현대 문명은 석유 문명입니다. 현대인의 일상은 석유 없이는 한순간도 존재하지 못합니다. 석유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전까지는<석탄>의 시대였지요. 석탄을 주연료로 삼은 증기 기관은 영국에서 산업혁명을 촉발했습니다. 증기 기관을 혁신적으로 개량한 인물은 영국 50파운드 지폐의 주인공이었던 제임스 와트입니다.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그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제임스 와트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근대적인 시간의 발명자였다.” ‘해 뜨면 일어나고 해 지면 자던’ 인류의 시간 개념을 산업혁명이 기계적인 시간 개념으로 바꾸어 놓았다는 의미입니다. 제임스 와트는 스코틀랜드인입니다. 예로부터 스코틀랜드 땅에는 석탄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석탄보다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명물이 있으니 바로 <위스키>입니다. 스카치 위스키는 위스키의 대명사지요. 본디, 스코틀랜드에서 보리를 사용해서 만든 술만을 위스키라 불렀습니다.
김용현 국방장관이 지난 9월 6일 취임 직후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군의 역할을 강조하는 와중에 비속어를 남발했습니다. 또 "직을 걸고 싸우겠다"며 야당을 향한 거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습니다. 몇몇 기자들과 국방부 당국자들은 "장관의 입이 큰일 내겠다"며 걱정했습니다. 기우가 아니었습니다.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의 국방부 국감에서 김용현 장관은 야당과 심하게 다퉜습니다. 한국의 문민통제는 독특합니다. 형식적으로는 국방장관이 문민정부를 대리해 군을 지휘하지만, 내용적으로 들어가 보면, 국방장관은 동시에 군을 대표하는 이중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군의 대표인 김용현 국방장관이 야당과 벌이는 대립은 군의 정치적 행위로 비칠 수 있습니다. 정치중립을 신주단지처럼 여겨야 하는 군인들에게 무거운 짐이 됩니다. 야당의 공격은 김용현 장관이 어떻게든 스스로 흡수하고 군에는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할 텐데,상황은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