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는 다 전해드리지 못한 취재 뒷이야기와 생각할 거리들을 소상히 들려드립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한 서울중앙지검의 결단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건 '본류'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두 번이나 내려졌고, 검찰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조사는 거의 다 했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처분을 앞둔 시점에,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한 여러 보도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보도의 근거가 되는 자료 상당수가 이전 정부 수사팀 때 확보된 것이고, 재판 과정에서도 다뤄진 것이라 '새로울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4년 넘는 수사 과정과 숱한 정치 이벤트를 거치며 이제는 '여론 재판'처럼 된 이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 마음 속에는 의혹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번 취재파일에서는 김 여사나 검찰에 유리한 것이든 불리한 것이든, 현재까지 취재된 사건의 민감한 포인트들을 최대한 상세히 전달해보고자 합니다.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 정병주 특전사령관, 김진기 육군 헌병감, 하소곤 육군 작전참모부장, 김오랑 중령, 정선엽 병장… 1979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에 항명한 군인들입니다. 12·12로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군사독재가 독해졌을지언정 이들 덕에 "적에겐 사자처럼, 백성에겐 양처럼"이라는 군인 정신은 살아남았습니다. 그로부터 45년이 흘렀습니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그리고 그 외 여러 장군들 중 단 한 명도 12·3 비상계엄 명령에 항명하지 않았습니다. 이상현 1공수여단장, 김현태 707단장은 언론의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보였습니다. 부당한 명령을 따라 부하들에게 못할 짓을 시킨 지휘관으로서 흘린 눈물입니다. 계엄에 성공해 혁명이 됐어도 그들은 울었을까요? 계엄법으로 이 나라를 통치하며 의로운 국민들을 처단하고 있었을 겁니다. 울음은 국민들 몫이 됐을 겁니다. 계엄이 실패한 뒤 흘리는 군인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과 같습니다. 항명하지 못한, 비겁한 눈물입니다.
12·3 비상계엄으로 육군참모총장, 방첩사령관, 수방사령관 등 별 17개가 구속되거나 직무정지됐습니다. 영관급도 줄줄이 검경에 소환되고 있습니다. 군의 정치 중립 역사가 무너져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을 찍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바라보는 국내외의 시선은 우려 일색입니다. 군이 유례없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김선호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으로 수습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국회 출근 도장 찍기도 역부족입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열고 굳건한 안보태세를 주문했습니다. 군의 혼란이 커서 한덕수 대행의 지시가 공허하게 들립니다. 계엄의 직격탄을 맞은 국방부와 군을 추스를 구원투수, 차기 국방장관을 속히 뽑아야 합니다. 차기 국방장관의 조건은 단순하지만 묵직합니다. 여러 현역 장교들은 군 기강을 다잡을 수 있는 리더십과 한미동맹을 강화할 수 있는 군사적 노하우, 무엇보다 확고한 정치적 중립을 차기 장관의 조건으로 꼽습니다. 여기에 더해 비(非) 육사 출신이면 금상첨화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비상계엄 사태 이후 네 번째 대국민 담화를 했습니다. 계엄령을 선포한 <배경>과 자신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약 28분 22초 동안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핵심 논리는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비상계엄이라는 통치행위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아니라는 '법리적 주장', 두번째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막는 등 국회 기능 마비를 꾀하지 않았으므로 국헌문란 목적이 없어서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관계에 대한 주장'입니다. 이 역시 전형적으로 피청구인 또는 피고인의 변호사가 변론을 펼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두 가지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통치행위는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법리적 주장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에 의해 반박되고, 국회 마비 등 국헌문란 목적의 행위가 없었다는 주장은 비상계엄 핵심 관련자들 증언과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씩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취재파일에서 대출 브로커들이 개원을 준비하는 의사와 약사 등 의료 전문직에게 불법 대출을 알선하고 있다는 내용 전해드렸습니다. 이자를 높이 쳐서 돈을 빌려주는 일반적인 대부업 수준이 아니라,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에서 운영하는 <예비창업 보증 제도>를 악용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예비창업 보증제도는 정부가 대출 보증을 서주는 제도입니다. 브로커들은 신용보증기금이 내세운 대출 규정을 무시하고, 의사들의 허위 잔고 증빙을 도와서 불법으로, 많게는 1인당 10억 원이 넘는 보증서를 받아냈습니다. 그렇게 무리한 대출을 끌어 썼다가 혹시 병원이 망하면 결국 나중에 세금 낭비로 직결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취재진은 실제 개원을 준비하는 의사들과 함께 직접 대출 상담을 신청해봤습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많은 이들이 ‘올해의 발견’ 중 하나로 꼽는 이 영화의 제목을 ‘조용한 아침의 나라, 더 랜드 오브 모닝 캄(The Land of Morning Calm)’으로 지었다면 영화 내용과 잘 어울렸을 겁니다. 실제로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한국의 현실에 대한 강력한 풍자이고,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한국의 현실에 대한 강력한 반어법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의 제목은 뜬금없게도 <‘아침바다 갈매기는’> 입니다. 이 제목은 영화 내용과는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이 말인즉슨, 제목과 내용 간의 괴리를 관객이 상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것이고, 제목의 뜻을 다양하게 해석할 여지가 크다는 뜻입니다. 영화 제목을 정하는 데야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1승》,《소방관》처럼 정공법으로 가는 방법과 《헤어질 결심》,《기생충》처럼 에둘러 가는 방법이 있는데, 이 영화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후자 중에서도 윗길이라 할만큼 은유의 농도가 짙습니다. 아니, 어쩌면 은유가 아니라 감독이 그저 자신의 심상에 따라 갖다 붙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겨울' 하면 어떤 영화가 떠오르시나요? 《겨울왕국》일 수도 있고 《러브레터》일 수도 있겠지요. 저는 《캐롤》이 생각납니다. 스크린에 김이 서릴 것만 같은 아련한 겨울, 두 여인의 섬세한 내면 정경(情景)이 아스라이 펼쳐지는 이 영화는, 현재 재개봉 중입니다. 《캐롤》의 재개봉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재개봉은 특별하다면 특별합니다. ‘명작을 어필하다, CGV 월간 재개봉- 어바웃 필름’이라는 슬로건 아래 멀티플렉스가 시작하는 정기 재개봉 프로그램의 일환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재개봉 영화 열풍을 이끈 주역 중 한 사람은 NK컨텐츠의 남기호 대표입니다. 특히 2020년에 재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는 2-30대 젊은층에까지 인기를 끌면서 ‘처음 보는 재개봉 영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 《화양연화》가 또다시 재개봉한 2022년에 만난 남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재개봉을 해서 몇십 만 명의 관객을 다시 동원한다? 이런 건 약간 생각하기 힘든 것 같고요, 저는 만 명 이상, 오만 명 정도의 관객들은 충분히 재개봉 영화를 보러 극장에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년 새롭게 문을 여는 병·의원과 약국이 동네에 1-2곳은 꼭 있죠. 사실 동네에 병원이 더 생기면 대기 시간도 줄어들고 생활 인프라 측면에서는 주민으로서 나쁠 게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병원들이 어떻게 개원하는지 그 과정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병· 의원들이 개원하고 폐업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세금이 정당하지 않게 쓰였다면 어떨까요? SBS 취재진은 여러 병·의원들이 개원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방식으로 개원자금을 마련한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분열과 소멸의 시대, 인류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 지금,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 우리는 어떠한 전략을 모색해야 할까? 축소 사회에서 초(超) 생존의 조건을 찾아 나섰던 2024 SBS D포럼이 지난 12일 성대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 SBS D포럼, 줄여서 SDF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여기에 더해 청년, 기업, 기후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를 심도 깊게 들여다봤습니다. SDF 구성원들의 진심을 가득 담은 강연을, 7백 명 넘는 참가자분들이 늦은 오후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객석을 가득 채우며 경청해 주셨습니다. 올해 포럼의 핵심만 요약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SDF2024 에필로그 1편.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SDF2024를 빛내준 국내외 연사들의 강연 내용을 모았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주로 2017년에 문을 연 충청북도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원도 태백시에도 국가대표 선수촌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1998년 6월에 개장해 올해로 만 26살이나 됐지만 태백선수촌의 인지도는 크게 떨어집니다. 태백선수촌은 백두대간의 중추인 함백산의 해발 1,330m 고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태백선수촌은 고지대 훈련을 통해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지구력을 키워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으로 설립됐습니다. 이곳의 기온은 서울에 비해 크게 낮습니다. 기록적 폭염을 보였던 올해 여름에도 이곳에서는 밤에 이불을 덮고 자야 할 만큼 서늘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10년 전만 해도, 여름철에는 종목별 대표팀과 프로구단들 간에 입촌 경쟁까지 벌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곳을 찾는 발길이 뚝 끊어졌습니다. 2024년의 경우 태백선수촌에서 훈련한 팀은 복싱, 트라이애슬론, 에어로빅 고작 3팀에 불과합니다. 1월부터 5월까지 사용한 팀은 하나도 없고 10월 이후 지금까지도 훈련 일정이 비어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재선에 가장 크게 반응한 건 다름 아닌 <비트코인>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당선 이후 한 개에 9만4천 달러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트럼프가 처음부터 가상자산을 옹호했던 건 아닙니다. 불과 3년 전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 패권 시대의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사기’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당시 트럼프는 “미국에는 통화가 달러 하나뿐”이라면서 “달러만이 유일하게 강력하고, 믿고 신뢰할 수 있는 통화”라고 선언하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전부를 강력하게 견제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비트코인이 진정으로 새로운 장을 맞이할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反)암호화폐 대통령이 어쩌다가 불과 몇 년 만에 친(親)가상자산 대통령이 된 것인지, 그리고 트럼프가 2기 행정부에서 약속한 공약들이 정말 실현가능한 것인지를 따져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