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또 다른 문제는 이미 모래나 갯벌 속으로 스며든 기름덩이입니다. 겉에선 잘 보이지도 않고 서서히 생태계를 파괴시켜 아주 치명적입니다.
정준형 기자입니다.
<기자>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은 아직도 시커멓습니다.
썰물때 기름을 제거해봤자 밀물때 다시 기름띠가 덮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갯바위 곳곳에 생긴 웅덩이엔 기름이 가득차 있고 여기저기서 집단폐사한 어패류가 눈에 띕니다.
해변가 모래밭 갯벌을 삽으로 파봤습니다.
이미 10센티미터 정도까지 거무튀튀한 기름이 파고들었습니다.
문제는 갯벌 속으로 스며든 기름을 쉽게 제거할 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미생물들을 대량투입해서 기름을 분해하는 생물학적인 요법을 쓸 수 있지만, 이 방법 역시 10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면서 갯벌 속 기름층은 겹겹으로 나이테처럼 박히게 됩니다.
이런 기름띠가 산소공급을 막으면서 조개류와 게·고동 같은 저서생물들을 폐사시킵니다.
[지운근/환경운동연합: 갯벌 속에 기름이 끊임없이 유출되고 분해된 화학성분들이 갯벌 소의 미생물과 저서생물들이 생존할 수 없도록 만듭니다.]
이번에 유출된 원유는 휘발성이 거의 없고 점성도가 높아서 자연적으로 없어지기도 힘들다는게 환경단체의 지적입니다.
국립해안공원 태안반도 사고 해역의 생태계 파괴가 우려했던대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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