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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여의도 핫이슈된 '기본소득제'…해외에선?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요즘 정치권에서 자꾸 기본소득제 얘기가 나오네요?

<기자>

네. 기본소득 제도, 그러니까 나라가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기간마다 일정한 금액의 돈을 골고루 나눠주자는 건데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인물들이 여기에 대해서 저마다 공개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나타낸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입니다.

어제(7일) 본인의 SNS를 통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그냥 돈을 나눠주는 제도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신에 전 국민 고용보험을 적극 추진하자는 쪽입니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향과 궤를 같이 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는 대표적인 주자입니다.

역시 본인의 SNS에 지난 목·금·토요일 사흘 연속 관련 글을 올렸는데요,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복지라기보다는 경제 정책이라고 얘기하는 쪽입니다.

미래사회의 구조에서는 기본소득이 책정돼야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어서 오히려 경제가 더 잘 돌아가게 될 거라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이 좀 다른 것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기본소득제에 대해서 긍정적이라거나 아니면 이제는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얘기하는 정치인들이 많다는 거죠?

<기자>

네. 지난주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야당의 김종인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화두를 던진 게 또 화제가 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사실 4년 전에 20대 국회가 개원할 때도 국회 연설에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지금만큼 화제의 중심에 오르지는 않았는데요, 이제는 책임 있는 자리에 이미 있거나 책임 있는 자리로 가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하거나 최소한 고민하기 시작해야 할 분위기가 됐습니다.

여야 모두 기본소득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낙연 전 총리는 아직 기본소득에 대해서 정확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습니다만 지난 3월에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어떤 가능성도 닫고 있지는 않다"고 언급한 적은 있습니다.

그리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김두관 의원 모두 논의를 시작하자는 데는 찬성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단 정치인들 말고 지금 나라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청와대와 정부는 기본소득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에는 이른 단계라는 입장입니다.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앵커>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가 곧 시작이 될 것 같은데, 지금 이미 기본소득제를 도입한 나라가 있습니까?

<기자>

나라는 아직 하나도 없습니다. 단, 미국 알래스카에 기본소득 비슷한 제도가 있기는 합니다. 벌써 40년 된 제도입니다.

이것은 알래스카에서 나는 석유를 팔아서 생기는 이익의 일부를 해마다 떼어다가 국민연금 비슷한 기금에 넣습니다.

그 기금의 투자수익을 매년 한 번씩 주민 배당금처럼 주는 거라서 해마다 액수가 조금 다른데요, 연간 240만 원 정도 됩니다.

이 외에는 대체로 최근에 실험이 이뤄졌습니다.

2017년에 캐나다 온타리오 주가 3년을 잡고 4천 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다가 1년 만에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게 이유였고요, 이때는 한 사람당 연간 1천만 원에서 1천500만 원 정도를 줬습니다.

핀란드는 2017년부터 2년 동안 2천 명을 대상으로 매달 70만 원, 연간 840만 원 정도를 지급해 봤는데요, 실험이 끝나고 일단 기본소득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시 결론이 "받는 사람의 삶의 질은 높아지더라, 그런데 고용을 늘리는 데는 효과가 별로 없더라"는 거였습니다.

여기서 고용 얘기가 왜 나오느냐면 핀란드의 실험은 이런저런 조건을 갖춰야지 받는 실업급여 대신에 기본소득을 그냥 줘보면 고용증대 효과가 어떨까 하는 취지가 있었습니다.

기존 복지를 축소하는 내용이 어느 정도 담겼던 것입니다.

그 외에는 스위스가 2016년에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가 77%가 반대해서 무산된 바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이런 사례들이 주로 있다는 게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없다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사회가 워낙 빠르게 변하고 있고, 기본소득에 대한 주장은 이 급변하는 세상에 대한 고민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인구가 550만밖에 안 되는 핀란드나 역시 사람은 적고 자원은 풍부한 캐나다도 수천 명을 대상 소규모의 실험부터 시작해 본 것은 기본소득이 그만큼 검토할 게 많은 이슈라는 것을 시사하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정말 논의가 시작된다면 당장의 정치적인 분위기나 인기에 휩쓸리지 않고 치밀하게 재원이나 지속 가능성을 따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세금 문제나 다른 복지를 통합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외면하지 않고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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