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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저물가 모르는 식탁…코로나 물가의 두 얼굴

[친절한 경제] 저물가 모르는 식탁…코로나 물가의 두 얼굴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20.06.03 10:29 수정 2020.06.03 14: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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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3일)도 권애리 기자 함께 합니다. 권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제자리걸음을 했는데, 유독 먹거리 물가만큼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물가가 전반적으로 주춤한 것은 사실인데요, 장 보시는 주부들, 찬거리 가격을 매일 제일 가까이에서 보시는 분들은 "진짜 그런가? 지금 물가가 안 올라서 문제인가?" 갸우뚱하실 수 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 특히 신선식품 물가는 3% 중반대로 올라서 주요 물가지수 중에서 유일하게 오름세가 뚜렷했습니다.

눈에 띌 정도로 값이 오른 식료품이 꽤 있습니다.

특히 가격이 오르는 것을 민감하게 체감하기 쉬운 고기, 축산물과 수산물 중심으로 오름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제일 두드러진 것은 돼지고기입니다.

요즘 돼지고깃값 오른 거 살림 주로 맡은 분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국산 냉장 삼겹살, 이게 시장에서 100g에 2천 원 넘어가기 시작하면 '아, 비싸지나?' 이런 느낌이 들기 시작하잖아요, 그런데 어제 기준으로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하는 소매가 2천400원을 넘었습니다.

5월에 작년 5월에 비해서도 12.2%가 올랐고요, 4월이랑 비교해도 11.2%가 올랐습니다.

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상승폭을 주로 보는데요, 그걸 보면 2015년 2월 이후로 가장 크게 뛴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달 접어들면서도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돼지보다는 덜하지만 쇠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5월보다 6.6% 올라서 거의 3년 반 만에 가장 가격 상승폭이 컸습니다.

<앵커>

왜 그런 걸까요, 고기를 유독 더 찾아서 그런 걸까요?

<기자>

그런 면도 조금 있어 보입니다. 일단 코로나 이후의 생활패턴이 반영된 면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집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생활,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사람들이 늘어난 게 크다는 것입니다.

가격이 오르려면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어떤 물건의 공급이 줄어들어서 값이 오를 수도 있고 찾는 사람이 많아져서 오를 수도 있겠죠, 그런데 돼지고기와 소고기 모두 최근에 유통되고 있는 고기의 양은 작년이랑 거의 비슷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보시는 것처럼 오히려 올해가 약간 더 많은 편입니다.

그만큼 최근에 고기 사 먹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인 거죠, 그런데 집 밖에서 이렇게 육류 소비하기 쉬운 상황은 아니었잖아요, 전체적으로 외식물가는 0.6%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최근 몇 년간 5월의 외식 물가 2% 안팎의 상승세를 유지해 온 것을 생각하면 외식업계의 타격이 컸다는 게 여기서도 드러납니다.

역시 집밥을 해 먹기 위한 수요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긴급재난지원금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봤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 풀린 이후로 식료품 중에서도 특히 육류 소비가 많이 늘었습니다.

보통은 가계가 빠듯해질 때는 고기에 손이 잘 안 가기 마련인데요, 나라가 주는 돈으로 오랜만에 고기도 먹고 소비도 늘리고 좋기는 한데 갑자기 값이 좀 오른 거 같다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이게 그냥 느낌만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통계청이 물가 집계를 하기 위해서 한 달에 3번 조사를 나갑니다.

5월 중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기 시작한 중순 이후로 갈수록 고기 가격이 점점 더 오름세를 탔습니다.

[이두원/통계청 물가동향과장 : 특히 돼지고기 같은 경우는 조사 시기상 봤을 때 (5월) 중순에서 하순으로 갈수록 상승폭이 더 컸다는 점에서 봤을 때 긴급재난지원금의 일부 영향이 있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여파로 집밥처럼 집에서 하는 무언가랑 관련이 있는 그런 품목들은 또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생고기 말고도 햄·베이컨 같은 가공류, 그리고 달걀, 양파, 고구마, 그러니까 공급이 출렁일 만한 요인이 별로 없었는데 집에서 간단하게 해 먹기 좋은 품목들이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물가가 떨어지는 추세를 보인 공산품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품목이 하나 있습니다.

염색약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제일 먼저 타격을 받은 업종 중의 하나로 꼽힌 게 세계적으로 미용업이었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손님 사이에 간격을 유지하기 힘든 종류의 대표적인 서비스업이죠, 미용실에 못 가다 보니까 집에서 셀프 염색을 한다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런 분위기가 물가에도 반영된 것입니다.

아무튼 물가는 전반적으로 제자리걸음하고 있고요, 특히 기름값이 낮아진 게 다방면에 여러 가지 종류에 영향이 있습니다만 일반 가계에는 소비 부담을 낮추는 면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제일 민감하게 느끼는 식료품 물가는 별도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5월 물가동향에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물가 추이와는 별개로 식료품비의 기본 비중이 원래 좀 높은 편이거든요, 코로나 상황에 저물가 기조는 그것대로 짚어보고 먹거리 물가에 대해서는 따로 계속 주시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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