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투표율 올림픽' 누가 누가 높았나

총선 2020, 데이터로 팩트체크 ⑥투표율 편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작성 2020.04.14 09:01 수정 2020.04.14 13:3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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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사실은] 투표율 올림픽 누가 누가 높았나
오늘 데이터로 팩트체크에서는 최근 5년 동안 선거 투표율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그리고 2018년 지선입니다. 기본적인 데이터는 선관위가 선거가 끝나고 내놓는 투표율 분석 보고서에서 얻었습니다. 성별, 지역별, 세대별 순위를 정하는 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사실 투표율을 놓고 순위를 매긴다는 게 부적절할 수 있지만, 그간 투표 열심히 하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고 싶었습니다. 선거를 하루 앞두고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취지도 있음을 부연합니다.

투표율 올림픽, 지금 시작합니다.

STEP 1. 지역 종목 : 펄펄 나는 전남-광주!

먼저 지역 종목별 순위 알아봅니다.
CG : 안준석 디자이너2016년 총선에서는 전남, 세종, 전북이 메달을 각각 금, 은,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대선에서는 광주, 세종, 울산이, 지선에서는 전남, 제주, 경남이었습니다. 전남은 총선과 지선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전북은 지난 총선에서 동메달을, 대선과 지선에서는 4위에 랭크됐습니다. 전북과 전남, 광주의 투표율은 최근 선거에서 모두 메달권이었습니다. 호남 지역 투표율이 두드러집니다.

이번 사전투표에서도 전남 35.8%, 전북 34.7%, 광주 32.%로 각각 1, 2, 4위를 차지했습니다. 과연 이번에도 높은 순위를 차지할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STEP 2. 세대 종목 : 노년층 압도적 기량!

다음은 세대별 순위입니다.
관련 이미지딱 봐도 노년층이 투표율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70대는 지난 총선과 지선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대선에서는 은메달입니다. 3번의 선거 모두, 5, 6, 70대가 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청년층의 투표율은 중하위권입니다. 80대 이상 노인 분들의 투표율은 최하위인데, 아무래도 집 밖으로 나와서 투표소를 찾기 어려우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STEP 3. 종합 종목 : 호남과 노년층 금빛 질주!

세부적으로 보겠습니다. 지역, 세대, 성별을 합쳐서 알아봤습니다.

관련 이미지지역별로는 호남 지역, 세대별로는 노년층이 투표율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 역시 그렇습니다. 전남에 사는 70대 남성은 지난 총선과 지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전북과 전남, 광주에 사는 60, 70대 노인 분들이 압도적입니다.

최근 5년간 선거에서는 노인, 특히 남성 노인의 참여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평균 투표율과 상관없이 늘 80%를 넘었습니다. 국정 농단으로 대선에 대한 관심이 높았을 때는, 광주 사는 60대 남성분들 투표율이 90%에 육박하네요. 열에 아홉은 투표하셨다는 뜻입니다. 엄청난 수치입니다.

STEP 4. 청년 종목 : 세종 30대女, 3연속 포디움!

아무래도 노년층에서 메달을 독식(?)하다 보니, 청년 종목을 신설해 봤습니다. 19살과 2~30대를 따로 떼 분석했습니다. 선관위에서 20대와 30대는 '초반'과 '후반'을 별도로 분류하고 있어서 더 구체적입니다.
관련 이미지노년층에서는 주로 남성들이 톱10을 차지했지만, 청년층에서는 그 반대입니다. 여성 유권자들이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지난 대선 톱10은 모두 여성 청년들이었습니다.

특히, 세종에 사는 30대 후반의 여성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은메달, 지선에서는 동메달을 땄습니다.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3연속 포디움에 들었습니다. 세종에 사는 30대 초반의 여성 역시 대선에서 동메달, 지난 총선에서는 톱10에 들었습니다. 남성 청년은 톱10에 거의 없었지만, 세종에 사는 30대 후반의 남성은 지난 총선과 지선에서 5위를 차지했습니다. 공무원이 많은 세종, 특히 30대 젊은 공무원들이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습니다.

19살 청년들, 즉, 첫 선거를 치르는 이들의 투표율이 높다는 것도 주목 할 만합니다. 지난 총선과 대선 톱10을 보면, 19살 여성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아무래도 첫 선거인만큼 정치에 참여하고 싶은 의지가 크다는 의미일 수 있겠습니다.

STEP 5. 갈무리

2020 총선 데이터로 팩트체크, 이번 투표율 편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연재했습니다.

[▶① 비례정당 의석수 편]
[▶② 비례정당 선거보조금 편]
[▶③ 2016년 총선 여론조사 편]
[▶④ 이번 총선 여론조사 편]
[▶⑤ 유튜브 선거운동 편]

한 치를 알 수 없는 의석 배분 방식, 민의와는 동 떨어진 선거 보조금 지급 문제, 여론조사를 통해 본 혼탁한 정치 환경, 나아가 양 극단으로 내몰린 정치 지형을 유튜브 선거운동을 통해 데이터로 분석하려 애썼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민주주의는 건강한가.

우리는 촛불이 타오르던 광장을 추억합니다. 하지만, 불과 3년, 어느 새 촛불은 반향실로 향했습니다. 그 반향실을 숙주 삼아 비례정당이라는 기형적인 제도가 탄생됐습니다. 누구보다 정치권이 앞장섰습니다. 거대 정당은 페이퍼컴퍼니 만들어 비례대표 하청주고, 하청 업체가 아니라 협력 업체라고 서툰 변명을 내놨습니다. '비례대표의 외주화'라는 정치 환경, 국민들이 심판하기 참 어렵게 만들어놨습니다. 긴 투표용지를 보면서 국민들은 누굴 뽑아야 민의가 반영되는 건지 혼란스럽습니다.

총선 이후, 승복과 반성의 정치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지든 "너 때문에 졌다."고 할 것 같습니다. 못해서 진 자도, 잘해서 이긴 자는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기 딱 좋은 정치 환경입니다. 비례 정당이라는 꼼수 말고 더 연상될 게 없는 총선이었습니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게 민주주의라면, 그래서 협의와 토론을 통해 구성되는 게 또 민주주의라면, 어쩌면 우리 공동체는 여전히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기분 좋게 끝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다만, 저는 여전히 국민을 믿습니다. 우리 공동체는 민주주의가 위기 직면했을 때마다, 현명한 국민이 중심 잡으며 버텨냈던 역사가 있습니다. 국민은 정치보다 늘 한 발 앞서 있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사전 투표율이 26.7%에 달했다고 합니다. 역대 최고치였습니다. 국민들은 이 높은 사전 투표율을 통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었을 겁니다.

내일 투표하시고, 믿고 보는 선거방송, SBS '2020 국민의 선택' 보시면서, 민의가 무엇인지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SBS 선거팀 준비하는 거 몰래 엿봤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선거방송의 종가, SBS 다웠습니다.

그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2020 총선, 데이터로 팩트체크였습니다.

(자료조사 : 김정우, 김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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