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美, 9개국에 '달러 마이너스 통장'…영향은?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20.03.20 10:02 수정 2020.03.20 13:45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어젯(19일)밤에 한미가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죠. 우리 돈으로 약 77조 원 규모라고 하던데, 그 정도면 달러 유동성 측면에서 어떤 가요?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건가요?

<기자>

네. 실제적으로도 도움이 될 거고, 또 상징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치입니다. 주말을 앞두고 오래간만에 안심되는 뉴스 전해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지금 우리 금융 시장에서 가장 걱정되는 문제 중의 하나였던 달러 가뭄 우려에 말 그대로 단비 같은 소식입니다.

환율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수 있다는 불안이 어제저녁까지만 해도 팽배했는데,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 10시에 전격적으로 한미 양국이 600억 달러 규모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습니다. 현재 환율로 무려 77조 원 상당입니다.

통화스와프가 뭐고 이게 왜 이렇게 희소식이냐, 한 마디로 어젯밤에 한국에 안정적인 달러 마이너스 통장이 하나 생긴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한도가 600억 달러나 되는 마이너스 통장입니다.

한국에 달러가 모자라게 된다, 자꾸 빠져나간다, 경제 위기 온다고 하니까 투자자들이 원화는 던지고 달러를 갖고 나가버린다? 이 마이너스 통장에서 600억 한도로 달러 꺼내다 쓰면 됩니다.

스와프 '서로 바꾼다, 교환한다'는 뜻의 영어 단어죠. 말 그대로 미리 약속한 환율대로 우리 원화를 미국에 맡기면 달러를 그만큼 언제든 가져올 수 있는 거래 계약이 체결된 겁니다.

기한은 일단 6개월, 최소 9월 19일까지로 정해졌습니다. 지금 4천억 달러 규모인 우리 외환보유고의 15%나 되는 규모입니다.

외환보유고 4천억 달러, 숫자상으로는 역대 최고치이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안전하지 않을 수준이라는 우려가 점점 더 커지던 중이었는데요, 그 15% 상당되는 달러를 하룻밤 만에 새로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앵커>

권 기자 얘기 대로라면 상당히 중요한 뉴스 같은데,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체결이 된 모양이에요?

<기자>

네. 위기 상황이 되니까 미국이 상당히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올 수 있고, 긴밀하게 연결된 세계 시장에서 달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지면 줄줄이 도미노처럼 다 같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걸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파격적인 조치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어제 우리뿐만 아니라 한꺼번에 9개 나라와 이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거든요.

한국과 호주,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스웨덴과는 600억 달러, 덴마크, 노르웨이, 뉴질랜드와는 300억 달러 규모입니다. 기간 다 똑같습니다.

미국은 이 나라들 말고, 원래도 일단 유럽 그리고 영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와는 통화스와프가 있기 때문에 사실 지금 세계 시장에서 주요 개방 경제들, 미국 국채를 많이 가진 주요 개방 경제들 대부분과 어제부로 달러 통화스와프를 갖게 됐습니다.

지금 금융시장이 사실상 개방되지 않은 중국, 그리고 말하자면 중국 라인인 타이완, 홍콩 빼고는 주요 개방경제들이 대부분 들어가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한국과 함께 미국이 통화스와프를 시급하게 맺어야 할 나라들로 꼽혔던 중국 라인이 다 빠진 거는 앞으로 좀 더 지켜볼 문제입니다.

지금 중국도 위안화 제쳐두고 달러로 몰려가는 분위기 때문에 환율에 비상이 걸려 있는데요, 이번 통화스와프서 제외된 게 시장에 미칠 영향을 앞으로 좀 더 봐야 할 것 같고요.

어쨌든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나라들은 한숨 돌렸고요. 이 계약을 체결했다는 자체로 글로벌 시장에 던지는 안정 메시지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떤 안정을 가져다줄 거냐 궁금한데, 금융위기 때도 이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에 시장이 좀 안정이 됐다고요?

<기자>

네. 그때가 미국과 우리가 통화스와프를 첫 번째로 맺었던 거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그때는 금융위기 한창 때였던 2008년 10월 말에 맺었습니다.

당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직후부터 달러가 부족해질까 봐 걱정하던 불안심리가 많이 사라졌고요.

당시에 급등하던 원 달러 환율이 점차 안정을 찾은 중요한 계기가 됐던 것으로 평가합니다. 당장 오늘 환율부터 어제보다 안정세를 보일 수 있을 것 같고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 자체가 해소되는 건 아니지만 현재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먼저 닥칠 수 있는 문제 중의 하나로 꼽혔던 달러 가뭄, 달러가 부족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는 상당한 진정효과가 있을 거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