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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전 세계 은행 돈 푼다지만 '떨떠름'…대책은 없나

[친절한 경제] 전 세계 은행 돈 푼다지만 '떨떠름'…대책은 없나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20.03.17 10:04 수정 2020.03.17 10:1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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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코로나19로 다시 한번 세계적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굉장히 바빠졌어요. 우리나라도 어제(16일) 금리를 대폭 인하했죠?

<기자>

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어제 오후에 기준금리를 인하했습니다.

딱딱 정해진 시기에만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한국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계획에 없던 시기에 열어서 금리를 내린 게 이번으로 역대 세 번째입니다. 한꺼번에 두 계단 내렸습니다.

보통 기준금리에서 한 계단을 0.25%P로 보는데, 0.5%P를 내렸죠.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의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한 겁니다.

기존의 역대 최저 금리보다도 0.5%P가 낮아진, 문자 그대로 가보지 않은 길, 처음 가는 길입니다.

어제 아침 미국 시간으로는 일요일 밤에 미국이 깜짝 금리 인하, 더불어서 양적 완화 즉, 중앙은행이 직접 시장에 돈을 푸는 조치를 무려 840조 원 규모로 단행하기로 긴급 발표를 한 게 우리의 금리 인하 시기를 며칠이라도 더 앞당기고 인하 폭을 더 크게 만드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과 우리뿐만이 아닙니다. 사실상 지금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발을 맞추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위기가 예상되는 때기 때문에 시장에 메시지를 한꺼번에 던지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유럽 은행도 금리는 안 내렸지만 중앙은행이 직접 시중에 돈을 많이 풀겠다, 그리고 시중 은행들에 저금리로 직접 대출을 해주는 프로그램까지 일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보통 때 같으면 굉장히 파격적인 조치입니다.

<앵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사이 미국 증시를 비롯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반등은커녕 오히려 폭락장세가 계속 연출되고 있어요.

<기자>

네. 오늘 아침까지 세계의 투자자들이 보인 반응이 떨떠름, 그 이상입니다. 일단 미국,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금리 내리면서 돈 풀겠다고 약속했죠. 미국 중앙은행이 바주카포를 동원했다는 표현이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에 장을 열자마자 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주식시장이 너무 갑자기 폭락하면 15분 동안 장을 멈춰서 숨을 고르게 하는 제도입니다.

지난 열흘 동안 뉴욕증시에서 벌써 세 번째 서킷브레이커기 때문에 별거 아닌 것처럼 들리기 시작했는데 지난주 이전에는 23년 동안 안 보였던 모습입니다.

하지만 별 소용이 없었고요. 하루 만에 다우지수 13% 가까이, S&P500 11.2% 폭락하면서 지난 주말에 좀 회복했던 만큼도 다 까먹고, 1987년 이후 최대 폭락장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합니다. 주말 빼고 증시 거래 있던 날로는 이틀 만입니다.

유럽 증시도 5% 안팎씩 폭락하면서 끝났습니다. 앞서서 우리 포함한 아시아 증시도 3~5% 안팎씩 떨어졌습니다.

요새 증시는 매일 일희일비하면 안 되는 아주 변동성이 큰 시장이지만요. 그래도 각국 중앙은행들의 발표에 대한 첫 반응이 너무 차갑다, 이건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요, 바주카포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꽤나 파격적인 조치들이었는데 왜 이렇게 반응이 차갑습니까?

<기자>

여러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먼저 지금 위기 왜 시작됐느냐, 금리가 높았거나 시중에 돈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죠. 이미 장기 저금리에 유동성이 넘쳐서 문제라고 한 게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실물 위기, 코로나19로 활동이 위축돼서 사람들이 돈이 있어도 돈을 쓸 수가 없고, 생산도 곳곳에서 차질을 빚는 상황, 여기에는 돈뭉치 바주카포가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일단 있고요.

미국의 바주카포가 너무 빨랐다는 분위기도 약간 있습니다. 분위기를 봐서 하나씩 더 꺼낼 총알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큰 무기를 처음부터 꺼냈다는 겁니다.

오히려 역으로 불안감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오늘 새벽까지는 작용하기도 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아시아 증시에서는 어제 발표된 중국의 1, 2월 생산과 소비가 예상보다 더 줄었던 것도 작용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축이 이 정도구나,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할 때는 당시에 중국이 세계의 새로운 공장이자 시장으로 쑥쑥 커지던 때인 게 사실 우리를 비롯해서 여러 경제에 도움이 됐었습니다. 이번에는 그것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결국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세가 잡히기 전에는 중앙은행들이 돈을 푸는 것으로는 안정을 되찾기 힘들다, 그리고 그 기간이 길면 길수록 피해는 커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위기감이 번지면서 주요 7개 나라 정상들이 원격 화상 회의를 오늘 새벽에 열었습니다. 코로나19가 방아쇠를 당긴 위기다 보니까 긴급하게, 직접 만나지 않고 이것도 원격으로 얘기를 했죠.

치료법과 백신 찾기 위해서 서로 협조하고 그리고 경제적으로 특히 중소기업과 노동자, 취약한 계층과 취약한 기업부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영역을 넘어선 정부들의 직접적인 재정 정책, 정부가 효과적으로 돈을 푸는 대책들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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