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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증시 폭락 몰고 온 '기름값 싸움'…원인은

[친절한 경제] 증시 폭락 몰고 온 '기름값 싸움'…원인은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20.03.10 09:55 수정 2020.03.10 13:5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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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10일)은 권애리 기자와 다소 갑작스러워 보이는 국제 유가 급락 상황 짚어 보겠습니다. 권 기자, 코로나19만으로도 굉장히 힘들어 보이는 세계 금융시장에 유가 급락이라는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했네요.

<기자>

네.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세계의 기름값을 좌우하는 주요 산유국들이 당분간 기름값을 좀 떨어뜨려야겠다, 내가 손해를 보는 한이 있어도 경쟁자부터 눌러야겠다, 이런 큰 싸움에 돌입했다는 불안이 지금 세계 금융시장에 팽배합니다.

기름은 싸지면 좋기만 할 거 같은데 이게 지금 왜 문제인지 코로나19 추이 못지않게 고려하면서 시장을 보실 필요가 있기 때문에 오늘 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조금 전 끝난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7.8%, S&P500은 7.6% 폭락했습니다. 2008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의 하락입니다.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에 장 열자마자 너무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하는 바람에 잠시 주식 거래를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했지만 폭락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어제 급락한 우리 증시, 오늘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오늘 세계 증시 폭락은 코로나19 공포도 있지만 지금 대폭락하고 있는 기름값이 더 큰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국제유가의 기준으로 삼는 게, 미국 텍사스 서부에서 나는 원유 가격입니다. 이게 오늘 새벽에 석유를 세는 단위인 배럴당 31.13달러로 대폭락했습니다.

주말을 꼈기 때문에 우리 시간으로 지난 7일 새벽이 전 거래일 마감 시간이었는데, 그때보다 무려 24.6% 폭락하고 장을 마쳤습니다.

하루 낙폭으로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최대입니다. 7일도 그 전날보다 10% 넘게 떨어진 거였는데, 거기서 더 폭락한 겁니다.

<앵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산유국들끼리 싸움이 벌어졌다는 거죠?

<기자>

정확히 세계 2, 3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입니다. 이들이 당분간 원유 생산량을 줄이자고 지난주에 협의를 하다가 협상이 깨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사우디가 우리 시간으로 일요일에 원유 선물 수출가를 대폭 내립니다. 그 이후 개장한 세계 증시들이 지금 줄줄이 폭락장입니다.

사우디가 대장 격인 산유국기구 OPEC이라고 있습니다. 이 OPEC에다가 러시아랑 몇몇 나라들까지 해서 OPEC 플러스라고 하면서 최근 몇 년간 산유량을 좌우해 왔습니다.

산유국들은 보통 요즘처럼 경기가 부진하면 기름 생산을 줄이는 편입니다. 교역과 생산이 부진할 때는 세상이 기름을 덜 쓰니까 기름값이 떨어지게 돼 있거든요. 그러니 생산량을 줄여서 값을 적당히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올 들어서 터진 코로나19라는 변수, 코로나19의 경제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활동을 줄이는 거죠. 교통, 교역, 거래를 줄입니다.

대한항공만 해도 지금 국제선 운항이 80%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렇게 줄어드는 물동량, 활동량 원윳값에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OPEC 플러스가 모여서 다 같이 기름 생산을 줄이자고 논의했습니다. 그런데 3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감산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협상장을 떠나버립니다.

그랬더니 사우디가 대응하기를 "그렇게 나온다면 세계에서 제일 싼 값에 기름을 생산할 수 있는 우리 사우디가 아예 생산을 확 늘려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저가에서 당분간 시장 가격을 형성해주마" 이렇게 보복성으로 치고 나온 겁니다.

<앵커>

이럴 때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게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는데, 러시아와 사우디가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석유 패권은 놓칠 수 없다, 이게 근본에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먼저 이번에 감산 못 하겠다고 나온 이유는 미국이 반사이익을 얻는 게 싫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OPEC 플러스에 들어 있지 않은 미국은 셰일오일과 가스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세계 최대 산유국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직은 이 셰일업체들 생산비가 좀 높습니다. 배럴당 40~50달러 선으로 추산합니다. 그러니까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이것보다 낮으면 미국 셰일업체들이 줄줄이 망할 수도 있는 겁니다.

러시아가 이걸 노린 걸로 보이는데 사우디는 그렇다고 산유국들이 다 같이 제 살 깎기 해야 하는 상황에 러시아가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 있느냐, 그렇다고 하면 안 그래도 수요가 얼어붙은 시장에서 러시아든 어디든 밀어내고 우리가, 사우디가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도 있다, 이렇게 보복식으로 대응한 겁니다.

러시아와 사우디의 갈등 그 밑에 깔린 미국과의 긴장까지 적절한 시기에 해결되지 않으면 저유가 쇼크가 올 수 있다는 걱정까지 벌써 나옵니다. 기름값이 내려가면 좋은 것도 많이 있지만 사실 이렇게 극적인 급락은 곳곳에 부담이 큽니다.

일단 미국 여러 산업에 공격이 되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지금 요동치는 거고요.

우리나라도 석유화학업계, 조선업계 핵심 산업 여러 곳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달 18일에 산유국들이 한 번 더 감산 논의를 할 예정은 있지만, 이때를 전후해서도 지금 분위기를 해소하지 못하면 올 초 경제에 또 하나의 커다란 악재가 될 수도 있을 분위기입니다. 앞으로 경과를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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