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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노래방·술집 지고 헬스장·애완용품점 뜬다

<앵커>

오늘(29일)은 최근에 뜨는 업종, 지는 업종이 관련해서 알아보고 오셨죠?

<기자>

앵커는 오늘 퇴근하면 뭐 하세요? 계획 있으세요?

<앵커>

저는 며칠째 등하고, 팔이 좀 안 좋아서 침을 좀 맞으러 가볼까 합니다.

<기자>

역시 건강 챙기러 가시는군요. 사실 직장인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퇴근하면 회식 참 많이 했습니다. 오늘은 월요일인데, 저도 진정한 직장인은 월요일에 회식하는 거라면서 모였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는 게 실제로 자영업 동향에서도 발견됩니다. 보통 회식하면 1차 술집, 2차 노래방 많이 가셨죠.

술집과 노래방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세청에서 매달 발표하는 사업자 현황을 보면 연초 기준으로 간이주점과 호프 전문점이 둘 다 3년째 감소한 게 보입니다.

호프 전문점이 줄어드는 추세는 굉장히 뚜렷하고, 간이주점도 이게 그냥 우리가 가는 보통 술집인데, 줄어드는 추세를 보면 내년 초에는 전국에 1만 5천 곳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래방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노래방은 정말 주택가에도 꽤 있었고 조금만 번화한 거리에 나가면 눈만 돌리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방이 요즘 정말 많이 줄어든 것 느끼시지 않나요?

사실 10대, 20대에게 요즘 인기를 끄는 코인 노래방이 생기면서 2017년에는 노래방 수가 반짝 늘어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계속해서 감소세가 꾸준합니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다 같이 노래 부르러 가고, 이런 문화가 확실히 축소되고 있는 게 전국의 자영업 동향에서도 보이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고 다 집에 그냥 들어갈 거 같지는 않은데, 회식이 줄어든 직장인들은 그럼 뭘 많이 하던가요?

<기자>

요즘 혼술 트렌드 얘기 많이 하죠. 집으로 혼자 드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술집과 노래방이 줄어들 동안 증가세가 뚜렷한 다른 업종들이 있습니다. 바로 헬스클럽, 스포츠 교육 기관, 스포츠시설 운영업입니다.

지금 뉴스 보고 계신 분들 중에 "맞아. 요즘 젊은 사원들한테 끝나고 한잔하러 가자고 그래도 안 가고 점심시간에도 가끔 혼자 사라지는데 운동한다더라." 생각하고 계신 관리자분들 계실 겁니다.

부장님 회사 직원만 그런 게 아닙니다. 점점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헬스클럽에 가서 몸을 만들거나, 어떤 운동을 배우거나 아무튼 운동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이 수치는 실내 스크린골프장 같은 골프 관련 업장은 빼고 본 건데도 이렇습니다. 실내 스크린골프장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반면에 실외 골프장,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골프장은 감소세가 확연했습니다.

그냥 집 근처, 회사 근처에서 좀 더 저렴하게 짧은 시간 동안 게임하듯이 골프를 치는 직장인들은 늘고 있지만 반나절씩 운동하러 나가는 골프장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 늘어나는 업종이 하나 있는데, 예술학원입니다. 이건 어린이나 학생들이 가는 학원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최근에 특히 번화가에 직장인을 위한, 성인을 위한 미술 교실, 무슨 무슨 클래스 이런 게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 들어보셨을 겁니다.

꼭 직업적으로 뭘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그림을 배운다든지 악기를 하나 제대로 다뤄보고 싶다든지 뭔가 취미가 될 만한 것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게 업태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됩니다.

<앵커>

이거 들으시면서 "나는 뭐 하고 있나"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일과 삶에 균형인 워라밸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거네요.

<기자>

개인의 삶을 좀 더 풍요롭게 가꾸고 싶다. 이런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년에 주 최장 52시간 근무제 시행되면서 좀 더 가속화되는 면도 있겠지만 이미 최근 몇 년간 꾸준하게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입니다.

여기 더해서 1, 2인 가구가 늘면서 특히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반려동물이 급격히 늘고 있는데, 애완 용품점과 동물병원도 계속 확장하고 있는 업태 중 하나입니다.

반려동물을 들일뿐만 아니라 그만큼 애지중지하면서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이런 업종이 각광을 받습니다.

또 반려동물을 정성껏 돌보게 되면 기본적으로 주인이 너무 오래 집을 비우기는 점점 어려워집니다. 개인적인 시간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반려동물 증가세는 느슨하게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불황을 모르는, 해가 질 줄 모르는 업종이 뭘까, 교습소·공부방, 그리고 학원입니다. 아이들이 분명히 점점 줄어들고 있고 실제로 많은 아동·청소년 관련 산업들이 그 영향을 받고 있지만 학원과 공부방만은 계속 생기고 있었습니다.

학원은 지난 5년간 4천 곳이 늘어나서 5만 6천 곳 정도 되고, 교습소와 공부방은 2년 동안 4천 곳이 늘어나서 지금 3만 곳이 넘습니다. '정말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공부의 짐이 무겁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수치입니다.

반면에 한때 10대들이 생일파티도 여기서 한다고 했던 PC방은 줄고 있습니다. 10대들이 게임을 덜 한다, 공부만 하고 덜 논다기보다는 모바일 게임으로 게임 산업의 중심이 점점 옮겨가고 있는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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