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모든 가게 문 닫는다" 장난감 제국의 폭탄선언, 이유는?

김범주 기자 news4u@sbs.co.kr

작성 2018.03.12 10:54 수정 2018.03.12 10:55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친절한 경제입니다. 미국에 토이저러스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장난감만 파는 아주 큰 마트 회사인데, 1948년에 만들어지고 70년 동안 전 세계로 뻗어 나가서 우리나라까지 매장이 1천600개가 넘는, 장난감 업계에서는 가장 큰 회사입니다.

그런데 주말 사이에 이 회사가 충격적인 뉴스를 발표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모든 가게 문을 곧 닫는다고 발표한 겁니다.

두 가지 세상의 변화를 쫓아가질 못해서 장사가 너무 안돼서 그런데, 첫 번째는 스마트폰입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서 게임하고 동영상 보고 하는 데 시간을 써서 장난감을 덜 사게 됐고요.

두 번째는 이게 더 치명적인데, 그래도 장난감을 사긴 사겠죠. 그런데 인터넷쇼핑, 특히 아마존에 밀린 겁니다. 토이저러스 매장에서 장난감 타보고 만져보고 놀아본 다음에 주문은 훨씬 더 싼 인터넷으로 하는 경우가 그만큼 늘었다는 겁니다. 우리도 비슷하죠.

그러니까 장난감 대신 스마트폰을 찾는 아이들, 그리고 그 장난감도 인터넷 쇼핑으로 사주는 부모들이 바뀌는걸 제대로 쫓아가지 못해서 전 세계를 주름잡던 유통 공룡이 결국 쓰러졌다고 이해를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선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렇게 아프거나 혹은 쓰러지는 유통 공룡들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거의 모든 업종이 위기입니다. 백화점, 마트, 또 전문적으로 전자제품이나 옷 파는 매장들 줄줄이 매장 수를 줄이거나 아예 회사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작년에 그래서 미국에서는 역사상 가장 많은 유통회사 매장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작년 9월까지 통계를 업종별로 보면 7천 곳 가까이 작년에 문을 닫았는데 그중에 의류 매장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3분의 1 가까이 차지를 했고, 전자기기 전문 매장도 만만찮죠. 그리고 신발가게, 백화점, 잡화점 역시 다 어려웠습니다.

의미심장한 건 미국이 지금 경기가 꽤 좋다는 겁니다. 사람이 없어서 못 뽑을 정도로 일자리도 많고 그만큼 월급도 많이 올라서 사람들이 돈을 쓰겠다고 나서는 상황, 한마디로 장사가 되는 때인데 그런데도 큰 유통 회사들이 이렇게 물건이 안 팔려서 휘청였다는 건 정말 경쟁력이 상당히 뒤떨어졌다는 걸 보여주는 거고요.

또 큰 회사들이 저 지경이면 개인들이 하는 작은 가게들은 또 얼마나 고생을 할까 이런 점까지 생각이 갑니다.

우리나라는 큰 회사들 몇몇이 오랫동안 자리를 딱 잡고 시장을 차지를 하고 있어서, "망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면 저건 먼 나라 얘기 같다고 생각을 하시겠죠.

그런데 우리도 저런 날이 안 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당장 일본의 사례만 봐도 아마존이 지금 일본에 상륙을 해서 이미 인터넷 쇼핑 업계에서 1등을 잡아버렸습니다.

아시다시피 일본도 꽤 자기네 만의 독특한 방식을 고집하는 폐쇄적인 나란데도 별수가 없었고요. 아마존이 여기다가 일본에서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패션업도 곧 진출할 예정입니다.

일본이 이 정도인데 몇 년 전부터 '아마존이 한국에도 올 거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고 여기다가 중국에 또 아마존 못지않은 알리바바라는 회사가 있는데 여기도 우리나라에 온다는 이야기가 끊이질 않습니다.

온다면 심각하겠죠. 우리보다 훨씬 돈도 많고 기술도 앞서 갔던 미국 유통회사들도 픽픽 쓰러지는데 우리나라는 어떨지, 그리고 유통 쪽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있다가 역시 외국에서 훅 들어오면 휘청이는 건 아닌지, 토이저러스 이야기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