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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커피 사러 갔다 과자도…떠오르는 편의점 '명당자리'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마트 같은 데 가면 슬쩍 물건을 집게 만드는 그런 장치들이 있잖아요. 대표적으로 기저귀 옆에 맥주를 놔두면 젊은 남편이 힘들어서 기저귀 사러 왔다가 맥주 하나 집어가는 건데, 제가 취재를 했었거든요. 그런 장치들이 굉장히 많은데 편의점에도 그런 게 있다고요?

<기자>

네, 그 작은 편의점에도 그런 장치들이,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장치들이 정말 많이 숨어 있습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만한 거는 계산기 옆에 놓은 간식들이 잘 팔린다. 그런 게 있겠는데요, 요즘에 편의점에서 간식류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자리로 새로 떠오르는 게 커피 옆자리입니다.

1천 원대에 커피머신에서 뽑아 마시는 편의점 원두커피들 요즘 굉장히 많잖아요. 3년 전부터 이런 원두커피 공간을 도입한 국내 한 편의점 체인이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거기에 비치하는 간식류를 계속 바꾸고 있습니다.

커피전문점들이 간식을 많이 취급하는 것처럼 원두커피 공간도 과자 같은 걸로 꾸미는 건데, 편의점의 그런 공간은 보통 협소하니까 복잡해 보이게 이것저것 놓지 않고 한두 품목씩 몰아 놨다가 바꾸고 그렇게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커피머신 주변에 과자를 놓으면 같은 과자라도 평범한 진열대에 있을 때보다 매출이 껑충 뛰었다가 거기서 빠지면 다시 줄어드는 현상이 뚜렷하게 보이는 겁니다. 지난달에 이 체인에서 원두커피 공간에 놨던 과자는 1월에 비해서 매출이 무려 4배가 뛰어올랐습니다. 이 정도면 편의점 매대 중에서 가장 왕좌라고 할 수 있는 캐셔 옆자리 정도의 지위를 커피 공간이 가진다는 겁니다.

<앵커>

커피 뽑으러 왔다가 그걸 무의식중에 집어 가는 거죠. 그만큼 우리가 커피를 되게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기자>

네, 정말 우리나라의 국민 음료라고 하면 커피가 된 것 같습니다. 최근에 지난해 그러니까 2017년에 대한 커피 통계가 새로 나왔습니다.

한 사람이 1년에 평균 512잔을 마신답니다. 그러니까 보통 1잔 반을 모든 국민이 마시고 있는 셈인 겁니다. 국제커피협회 집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연간 수입하는 원두 포대 수가 유럽연합, 미국, 일본 등에 이어서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걸로 나왔습니다.

인구는 5천100만을 약간 넘는다는 걸 생각하면 인구 규모로 훨씬 더 큰 시장들을 생각해 봤을 때 우리가 기호식품으로 커피를 정말 많이 좋아한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의 큰 변화는 원두커피류로 많이 옮겨가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여전히 가장 많이 마시는 건 믹스커피입니다. 그게 지난해 전체 절반 정도로 줄었습니다. 이제 25% 정도는 원두커피랑 인스턴트 원두커피,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커피전문점 커피 포함해서 집, 회사, 편의점 같은 데서 뽑아 마시는 원두커피류가 차지하게 됐습니다.

이제 정말 커피를 워낙 마시고 입맛은 점점 원두 쪽으로 바뀌니까 가격이 워낙 부담되잖아요. 최근에 1천 원대 원두커피 체인, 그리고 편의점 커피가 급성장하고 있죠.

우리나라 편의점 체인 빅3가 2017년에 원두커피만 1억 7천만 잔 조금 못 되게 팔았습니다. 이게 2016년보다 3배 이상 뛴 곳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원두커피 옆자리가 이렇게 명당이 됐습니다.

원래 어울리는 제품끼리 진열을 해서 구매 욕구를 부추기는 거를 마케팅 용어로 연관진열이라고 하는데요. 편의점 가시면 맥주 냉장고 바로 옆에 안주류 땅콩, 오징어, 육포 봉지 걸려있죠, 이런 식의 연관진열은 전통적인 장치인데, 최근엔 커피가 그중에서도 단순한 연관진열 수준을 넘어서 그 이상의 지위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이런 진열뿐만 아니고 커피 맛 간식 이런 것도 요새 많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커피가 이렇게 인기다 보니까 전통적인 커피 맛 아이스크림 이런 것뿐만 아니라 커피 맥주, 커피 섞은 막걸리, 그냥 커피 우유가 아니라 고카페인의 커피 우유까지, 그야말로 카페인이 진동하는 먹거리들이 계속 고안되고 있습니다.

지나친 카페인은 좀 유의하면서 드시는 거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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