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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경험을 교육에 녹여낸 선생님 "나도 어릴 때 그랬단다"

채희선 기자 hschae@sbs.co.kr

작성 2018.02.06 19:06 수정 2018.02.06 19:27 조회 재생수1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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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선생님도 어릴 때 외톨이였단다1994년 5월, 
선생님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갔어.

 그때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모든 것이 낯설고 무서웠단다.“Go back to your country!”
영어가 서툴고 생김새도 다르다 보니 애들이 툭하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친 거야.친구들이 날 투명인간 취급했고,
누구와도 어울릴 수 없었는데….

아무리 울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더라고.어른이 돼서 
그 때 기억이 잊혔을까?
 
아니었어.
학교 폭력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마음 한 구석에 남을 정도로 
지독한 것 같아.‘나처럼 상처받은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이게 내가 선생님이 돼서 다문화 가정 친구들이 많은
우리 반을 맡게 된 이유란다.처음 너희를 만났을 때
마치 내 어릴 적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
우리 반 친구들 29명 가운데
파키스탄, 베트남, 중국 가정의 
친구들 9명만 겉도는 모습을 봤거든.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를 소외시키는 것이
얼마나 큰 폭력인지 몰랐던 게 아닐까 싶어.“쟤는 왜 우리랑 다르게 생긴 거야?”
어느 날, 우연히 몇 명이 모여
다문화 가정의 친구에 관해
얘기하는 걸 들었어.‘다문화 가정 친구를 궁금해하는구나.’
‘미워하는 게 아니라 소통하는 법을 모르는 게 아닐까.’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물꼬만 잘 튼다면
모두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봤단다.그때부터 선생님은 하나만 생각했어.
우리 반 친구들이 외모와 언어가 달라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방법 말이야.

그날부터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단다.기억하니?
자신의 모습을 그려서
친구들에게 소개했던 날 말이야.
‘얼굴이 까맣습니다.’
‘머리 숱이 적습니다.’
서로 다른 외모를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던 날
너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단다.그동안 잘 어울리지 못했던 친구도 
씩씩하게 자기 소개 잘 했지?
 "왜 머리가 곱슬곱슬한거야?”
“왜 얼굴이 까만 거야?”
너희가 뒤에서만 나누던
질문까지 주고받으며 마음의 문을 열었을 때
선생님은 참 감사했단다.서로 장점을 찾아 칭찬해주고
고민을 상담하는 너희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의 어린 시절 상처도 치유되는 것 같았어.지난 1년 동안 다름을 인정하고
어울리는 법을 배우며 함께 성장한 너희가 대견하다.선생님도 우리 반 친구들을 만나
다름을 이해한다는 것이
결국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라는 걸 알았어.우리처럼 모두의 마음이
이해와 사랑으로 가득할 수 있다면
학교 폭력도 점차 사라지지 않을까?선생님은
오늘도 친구들의 마음속에 
사랑과 이해의 싹이 틀 수 있도록 노력할게.새 학년에 올라
새 친구들과 관계를 맺을
너희의 앞날을 응원한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가르치는 장원경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장 선생님은 어릴 적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인종차별과 왕따까지 학교폭력을 경험했는데요. 지금도 그 시절을 가장 아픈 순간으로 기억합니다. 장 선생님은 그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이 외모나 가정환경과 관계없이 잘 어울릴 수 있는 <학교폭력예방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 카드뉴스는 선생님의 학교폭력 수기 공모글과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기획 하대석 채희선 박채운 / 그래픽 김민정 / 제작지원 교육부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