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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수 말은 법"…문제 제기 어려운 폐쇄적 환경 (끝까지판다)

<앵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오랜 시간 이어져 올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선수들이 학교 측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던 구조적인 문제점을 화강윤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2019년 SBS가 최초로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쇼트트랙 조재범 코치의 성폭행 사건, 이 사건을 계기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체육계 인권 침해에 대한 직권조사를 벌였습니다.

이 조사에서 체육계의 폐쇄성과 2차 피해 우려, 그리고 절대적인 지도자의 영향력 같은 구조적 원인들이 지적됐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끝까지판다팀이 만난 체조 선수들 입에서도 판박이처럼 드러났습니다.

선수들이 합숙 생활 같은 외부와 차단된 환경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니 문제 인식도, 문제 제기도 어려웠습니다.

[A 씨/한체대 출신 선수 : 전에 있던 사람들이 (계약금 10%를) 다 내서 저희도 꼭 내야 된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어서요. 그때 당시에는 저희도 좀 어렸던 것 같아요.]

문제를 제기해도 좁은 체육계에서 해결은커녕 되레 2차 피해를 입을까 두렵기만 합니다.

[B 씨/한체대 출신 선수 : 잘못된 걸 알고는 있는데 섣불리 누가 말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죠. 계속 운동을 앞으로 해야 되니까.]

무엇보다 대회 출전부터 앞으로의 인생 진로까지, 지도자 영향력이 절대적이기에 어떤 요구라도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C 씨/한체대 출신 선수 : 그냥 교수 말은 법이었어요. 법이죠. 아무도 달려들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안 낸다? 얘는 그러면 아무리 운동 잘해도 그냥 팽 당하는 거죠. 그걸 안 내는 순간 자기 목숨은 끝인데.]

폐쇄적, 수직적인 환경이 대물림되면서 '싫어도 싫은 티'를 내지 못한 채 '자발적 기부'를 강요받아 왔던 것입니다.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조수인·임찬혁,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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