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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발적으로 낸 걸로 해라"…'입막음 시도' 정황 (끝까지판다)

<앵커>

그런데 저희 취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한국체대 체조부의 지도자들이 제자들에게 '돈을 좀 자발적으로 낸 걸로 해달라' 이런 내용의 동의서를 써달라고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선수들이 그동안 노력한 것을 모두 쏟아내야 하는 정말 중요한 대회장까지 찾아가서 이런 동의서를 써달라고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어서 유수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끝까지판다팀이 이번 사건 취재에 착수한 뒤 다수 피해자의 증언을 확보했던 지난 6월, 한체대 출신 유명 체조선수 B 씨는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습니다.

지도자들이 자신이 출전한 대회 시합장에서 '동의서 작성'을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B 씨/한체대 출신 선수 : (한체대 지도자가) 계약금 관련돼서 '너 혹시 동의서 써줄 수 있냐', 이렇게 물어보시더라고요. 자발적으로 낸 거면 좀 써달라고….]

이런 요청을 받은 선수는 한두 명이 아니었습니다.

[C 씨/한체대 출신 선수 : 시합장에서도 조교 선생님이랑 교수님이 선수들한테 써달라고 했는데, 자발적으로 그걸 냈다고 써달라고 서약서 같은 것을….]

한체대 체조부 지도자들이 일종의 이 '동의서'를 받기 위해 제자 한 명 한 명 접촉했던 이 대회는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최종 기량을 확인하기 위해 500명 넘는 선수가 참여했던 전국 규모의 주요 대회였습니다.

대회장에서 동의서를 빙자한 일종의 입막음 시도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체조부 측은 '단순 확인 차원'이었다고 말합니다.

[A 교수/한체대 체조부 : 교육부에도 이 문제가 제보가 되어서 그렇지 않다는 걸 저희도 확인을 해야 돼서…. 사전에 '본인이 자발적이 아니라고 하면 안 써도 된다'라는 내용을 주지시키고, 확인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권력 관계에서 상대적 약자인 선수들에게 입단 계약금을 내라고 한 데 이어 이번에는 동의서 작성까지 요청하면서 해명은 꼬이고 비판만 커졌습니다.

지도자들의 이런 행위에 선수들은 두려움까지 느꼈지만,

[D 씨/한체대 출신 선수 : (두려움을 느낀 선수도 있다던데요?) 그렇죠. 이제 (동의서를) 누가 쓰고 누가 안 쓰고, (지도자들이) 다 알게 되는 거죠. 안 써준다고 하면 얘는 이쪽(안 써준 쪽)으로 나누어지니까, 그게 좀 부담스러워서….]

후배들을 위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E 씨/한체대 출신 선수 : 이게 자발적으로 낸 게 아니기 때문에, 밑에 후배들한테 똑같이 계속 10% 내라고 하는 게 별로라고 생각했거든요.]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오영택, VJ : 김준호, CG : 서승현, 스트립터 : 김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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