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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웃도는 비닐하우스 안…"더워도 농사일 못 쉬어요"

<앵커>

올여름 더위는 이제 목숨까지 위협하는 재난이 됐습니다. 지난 주말 폭염 속에 밖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숨지기도 했는데, 특히 요즘 같은 날씨에 비닐하우스 안은 섭씨 40도가 넘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어르신들은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더위에도 일손을 놓을 수 없는 현장을 박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 고양시의 비닐하우스. 온몸을 휘감는 열기 속에 열무 수확이 한창입니다.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눈을 못 뜰 지경입니다.

[이순이/농민 : 들어오자마자 막 땀 나죠. 땀이 막 그냥 줄줄 흘러요. (쉬기가) 어렵죠. 일이 밀리니까. 이런 거 금방 자라잖아요.]

지금이 오후 3시쯤입니다.

비닐하우스 안 온도는 이렇게 40도가 조금 넘는데요, 열기가 비닐하우스 안에 그대로 갇히면서 오히려 바깥보다 온도가 더 높아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출하 시기가 정해진 채소라 작업을 미룰 수도 없습니다.

창고 한 켠에 물통을 쌓아두고 수시로 마시는 것이 유일한 폭염 대비책입니다.

[염현수/농민 : 해를 받고 뜨거워야지만 자라는 작물이기 때문에 뭐 할 수 없이 갔다가 고온이라도 같이 일을 해야 되고. 괴로워도 할 수 없이….]

인근 콩밭에서도 농민 한 명이 햇볕과 열기에 그대로 노출된 채 잡초 제거 작업을 이어갑니다.

[잡초가 콩보다 크게 자란다니까요.]

기계나 약을 쓰지 않아 며칠만 방치하면 금세 자라기 때문에 쳐다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정찬혁/농민 : 등줄기에 그냥 땀이 줄줄줄 흐르고, 아닌 게 아니라 뭐 엎드렸다가 일어나면 좀 어지러움도 오고. 헐렁한 옷도 입고 차광도 좀 하고, 물도 좀 자주 마시고.]

이런 폭염 속 야외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순식간에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온열질환의 절반가량은 야외 작업장과 논밭 등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지난 5월 20일 이후 발생한 누적 온열질환자는 1천117명.

정부가 공식 집계한 사망자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13명이고, 소방당국과 지자체 신고를 포함하면 최소 15명으로 늘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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