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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도 집 안은 11도…"겨울 무서워요" 힘겨운 이웃들

<앵커>

계속되는 매서운 추위 속에 최소한의 난방도 망설이게 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파는 몰아치고 도움의 손길은 줄어 하루하루가 힘겨운 이웃들을, 박하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고드름이 주렁주렁, 눈 쌓인 오르막길을 올라 만난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83살 어르신, 뇌출혈 수술을 받은 아내가 집에 있지만 기름값 걱정에 보일러를 켤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박평근/서울 노원구 : (하루에) 한 2시간, 3시간밖에 안 켜요. 그래도 (기름이) 적어, 아껴 써도. (기름 후원) 넣어주셔서 하는 거지, 내가 따로 못 사 가지고. 옷 두껍게 입고 전기장판 켜 놓고 하죠.]

한낮인데도 집 안으로 햇빛이 들지 않고 난방도 넉넉하게 켜지 못하다 보니 실내 온도가 11도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웃사촌인 이 어르신은 연탄을 아끼고 또 아끼고 있습니다.

[최영무/서울 노원구 : 절약해서 한 여섯 장씩 때면 아마 제 생각에 한 달 반이나 (쓸 것 같고) 겨울나기에는 부족해서 안 되죠.]

130여 가구가 이용하는 마을 연탄 창고, 후원을 받아 연탄을 채워 넣는데 6천 장이 들어갈 창고에는 500~600장밖에 없습니다.

올해 연탄 후원량은 3년 전 같은 기간의 29% 수준에 불과합니다.

[한광욱/밥상공동체복지재단 연탄은행 주임 : 올해 목표 나눔 양을 300만 장으로 보고 있는데 아직 130만 장 정도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이 둘과 함께 사는 한부모 가정의 이 어머니도 겨울이 제일 겁납니다.

[A 씨 : 집 자체가 웃풍이 너무 세고 창문도 오래돼 가지고 바람이 많이 들어와요.]

기초수급자라 '에너지바우처' 지급 대상이 돼 전기, 가스요금을 지원받지만 1년 한도는 27만 5천 원, 지난달 이미 올해분을 다 썼습니다.

[A 씨 : 아들 같은 경우는 이제 담요를 이렇게 뒤집어쓰고 있는데 조그만 난로 하나 이번에 사서 놔뒀는데 오래는 못 틀게 해요. 가스비랑 전기요금 같이 많이 나와 버리면 (안 되니까.)]

[김현정/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회복지사 : 지원 금액도 적어서 이제 겨울에는 특히 부담이 큰 실정입니다.]

이마저도 지급 못 받은 지원 대상 가구가 지난해 5만 5천여 가구나 됩니다.

기록적 한파와 고물가 속에 이렇게 힘든 겨울이 있었는지, 평화와 사랑을 기원하는 성탄 전날 이웃에 대한 관심과 온정이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이상학,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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