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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온라인에서…멍든 가슴 또 후벼 파는 '2차 가해'

<앵커>

이태원 참사 유족과 생존자들은 사랑하는 가족, 또 친구를 잃은 슬픔만으로도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희생자를 탓하는 악의적인 댓글과 또 막말들이 이어지면서 가족들에게 또 한 번 큰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배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이태원을 찾았다가 눈앞에서 발생한 참사에 심폐소생술에 참여했던 간호사 A 씨.

당시 상황만큼이나 여태껏 마음을 짓누르는 건 현장에서 아무렇게나 내뱉어진 말들이었습니다.

[참사 당시 심폐소생술 참여 간호사 : 제가 CPR(심폐소생술)을 하면서도 들은 게 '야, 저 천 들춰봐, 들춰봐'. 쉽게 말하시는 분들이 많죠. '뭐가 대수라고, 왜 거기를 놀러 가서' 라고….]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부터 시작된 이런 2차 가해는 익명의 그늘에 숨을 수 있는 온라인 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참사 이후 949건의 생존자 희생자 비하 글을 적발해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시정조치를 요구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 : 사망자들이 이태원을 방문한 목적이 불순하다든지 그 지역에 방문한 사망자들을 적대적·위협적으로 비판하거나….]

누구보다 아픔을 보듬어야 할 정치권이지만, 여당 핵심 인사들의 잇단 부적절한 발언은 논란을 키웠습니다.

[송언석/국민의힘 의원 (지난 11일) :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무려 300미터나 떨어진 곳에도 시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야당 성향 한 인터넷 매체는  창간을 하루 앞두고 홈페이지에 희생자 155명의 실명을 공개했다가, 유족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했습니다.

49재를 치르는 유가족들이 바라는 건 아들 딸이 적어도 영면에 드는 길만큼은 편안하길, 그것뿐입니다.

[유가족 : 그런 악플들은 또 한 사람의 희생자를 냈지 않습니까. 그러지 않기를 정말 당부드립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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