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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6시간이면 러 패배"…푸틴, '핵 카드' 주저하는 이유

<앵커>

크름대교 폭발 이후 러시아가 대규모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이제 전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그럼 러시아 안에서는 지금 전쟁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저희가 푸틴 대통령의 반대편에 서 있는 러시아 정치인을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인터뷰한 내용 먼저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푸틴 정권의 탄압을 피해 지난해 리투아니아로 망명한 블라디미르 밀로프 전 러시아 에너지 차관은 푸틴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경제 자문을 맡아 반푸틴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SBS와 인터뷰에 응한 밀로프 전 차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 지역을 공습한 것은 크름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프/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민간인 공격은) 러시아 내부에서 항상 논의 테이블 위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푸틴이 집단 학살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증거를 보고 듣고 있습니다.]

크름대교 폭발 이후 전격 임명된 우크라이나전 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이미 무고한 민간인 살상으로 악명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프/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수로비킨 신임 총사령관은 '알레포의 도살자'로 불리던 러시아 장군 가운데 한명이었습니다. 그는 민간인 학살을 개의치 않습니다. 그는 가능한 가장 잔혹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푸틴이 수로비킨의 그런 점을 가장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프/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수로비킨 총사령관 임명으로 전쟁이 바뀔까요?) 그는 지상군을 담당한 적이 없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의 아킬레스건은 전투를 통해서 지역을 지켜낼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기가 바닥이어서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하면 그저 도망칠 뿐입니다.]

크름대교 폭발로 당장 크름반도 옆 헤르손에 고립된 러시아군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프/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크름대교를 통해서 군수품 공급이 부분적으로 제한된 것은 헤르손 지역에 주둔하는 러시아군을 보강하는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곳 러시아군의 사기, 보급품 등은 모두 대단히 좋지 않습니다.]

푸틴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그가 핵 카드를 쉽게 꺼낼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3년, 당시 드미트리 로고진 군수담당 러시아 부총리가 미국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러시아가 불과 6시간 만에 패배하게 될 거라는 결과를 공개했다는 겁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프/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2013년) 당시 로고진 부총리가 러시아가 미국에 6시간 만에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핵 공격을 하지 않고도 미국은 러시아의 전략 (핵 시설) 90%를 몇 시간 내에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러시아의 군사력은 그때보다 더 나빠졌습니다.]

군사적 실익이 없는 핵 카드를 꺼내 들면 주변 국가들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프/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푸틴이 핵을 사용하면) 지금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인도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를 비난하는 제재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바로 옆 러시아 곡창지대가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핵 사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설명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프/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그 지역에서 러시아 식량의 대략 1/3이 생산됩니다. 푸틴이 전술 핵무기를 근처 어딘가에 사용한다면, 이 지역까지 (방사능에) 오염될 큰 위험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서방과 에너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는 유럽이 올겨울 에너지난을 겪으며 스스로 대러 제재를 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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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김수형 기자가 한 인터뷰 내용 더 살펴보겠습니다.

Q. 러시아, 생화학전 벌일 가능성은?

[김수형 기자 : 밀로프 전 차관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러시아의 생화학전 전개 가능성이었습니다. 생화학 무기 역시 엄청난 인명이 희생될 수 있는 대량 살상 무기지만, 이미 시리아 내전 당시 러시아의 묵인하에 실제 사용된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하게 되면 푸틴 정권은 더욱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프/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실제로 가능한 것이 생화학 무기 사용입니다. 시리아 전쟁에서 이미 사용된 바 있습니다. 만약 푸틴이 어떠한 대량 살상 무기라도 사용한다면 지금은 러시아에 적대적이지 않은 3국들도 푸틴에 등을 돌리게 될 위험이 큽니다.]

Q. 러시아 내부 쿠데타 가능성은?

[김수형 기자 : 결론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밀로프 전 차관의 전망이었습니다. 지난 1991년 고르바초프 대통령 시절 군사 쿠데타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푸틴 대통령은 권력을 잡은 이후 측근들도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없도록 극도의 비밀주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전쟁 이후에는 대통령과 독대할 수 있는 핵심 측근들도 무장이 해제된 상태에서 푸틴과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습니다. 또 푸틴 대통령을 경호하는 최정예 인력만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뚫고 내부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겁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전민규·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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