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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연락 불편하다" '뺑소니 사망사고' 10대들…구속 뒤엔 "합의하자"

[취재파일] "연락 불편하다" '뺑소니 사망사고' 10대들…구속 뒤엔 "합의하자"
2년 전 차를 훔친 뒤 뺑소니 사망 사고를 냈던 10대들이, 최근에 중학생들을 집단 폭행한 혐의로 지난 1일 구속됐습니다.
 
이모 군 등 3명은 지난 2020년 3월 훔친 차로 서울에서 대전까지 무면허 운전을 하다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대학 신입생을 숨지게 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말 소년원에서 나왔고, 최근까지 서울 양천구 일대에서 자신들보다 어린 중학생들을 집단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폭행에 가담했던 동년배 2명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입장 물어보자 "연락 오는 게 불편하다"

기사를 내보내기 전, 가해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가능한 직접 만나고자 이군 등 3명이 자주 출몰한다던 서울 양천구의 한 카페와 찜질방에 가봤습니다. 여러차례 방문에도 만나지 못했지만, 이들을 봤다는 직원들의 이야기는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사진을 보여주며 짧게 설명하자 이들을 곧바로 알아봤습니다. 양천구의 한 카페 직원은 피해학생 B군이 끌려다니며 폭행당한 지난달 12일 밤에도 이들을 봤다고 전했습니다. 이 직원은 “그날 밤 카페 앞에서 이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어서 안된다고 말하려는데, 그때 어떤 남자아이(B군)가 이들 사이에서 움츠리고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양천구의 한 찜질방 직원도 반응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찜질방 직원은 “최근에 이 학생들이 찜질방에 무리지어 앉아 욕설을 한다며 한 손님이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며 “그 후에는 이 학생들 입장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락처가 확보된 이군 등 2명에게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한 명은 폭행 혐의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전화 끊겠습니다”라며 곧바로 끊었습니다. 또다른 한 명은 “나중에 연락드리겠다”며 끊더니, “이렇게 연락오는 게 불편하다, 연락 안 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가해자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었지만 모두 입장을 밝히길 거부한 상황. 보도 뒤 입장도 궁금했지만 모두 구속돼 들어볼 수는 없었습니다.
 

구속 뒤 '브이(V)' 포즈 사진 촬영

이들의 구속 이후 근황은 SNS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폭행에 가담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는 동년배 한 명이 SNS에 이군의 사진을 올린 겁니다. 직접 경찰서에 면회를 가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속 이군은 양손으로 ‘브이(V)’ 포즈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반성하는 태도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모습에 뚜렷한 입장도 전하지 않은 가해학생들. 이들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 관계자 역시 “무서운 아이들”이라며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가해학생 부모, 구속 뒤 "합의하고 싶다" 연락 취해

구속돼 당분간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가해자 부모 중 한 명은 보도 뒤 “합의하고 싶다”며 피해학생 한 명에게 연락을 취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학생들 측은 합의 의사가 없는 상태입니다.
 
촉법소년
피해학생들은 무엇보다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고, 피해학생 부모들은 또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피해학생 A군 부모는 “법이 약하니까 가해자들이 본인들이 잘못한 것도 모르는 것 같다”며 “그냥 넘어가면 피해자가 더 생길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경찰이 추가로 조사하고 있는 또다른 피해학생의 부모는 “가해학생들은 첫 신고 뒤 구속되지 않자 일주일 뒤 다른 중학생을 붙잡고 두 번째 범행을 일으켰다”며 “나중에 다시 사회에 나왔을 때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실제 이군 등 3명은 구속 하루 전날까지도 서울, 강릉 등에서 일주일 동안 무면허 운전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행히 당시 운전 사고까지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추후 사회에 나왔을 때 또다시 비슷한 범행을 일으키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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