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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어도 흐르지 않는다…'돈맥경화' 어쩌나

<앵커>

이렇게 증시가 계속 오르는 게 꼭 좋은 신호만은 아닙니다. 실물경제와 주식 같은 자산시장의 관계를 산책하는 강아지에 빗댄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산책하다 보면 반려견이 주인보다 빨리 갈 때도 있고, 때론 뒤처지기도 하는 것처럼 주식 시장은 실물 경제보다 저평가받을 때가 있고 반대로 앞서 가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자산시장이 과열돼서 둘 사이 거리가 너무 멀어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넘쳐나는 돈이 주식과 부동산에만 몰릴 뿐, 정작 필요한 곳에는 돈이 돌지 않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김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검단산업단지에 있는 차량 방음벽 제조공장.

멈춰 선 기계엔 먼지가 내려앉았고, 직원 1명만이 660㎡ 남짓인 공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감이 떨어지면서 공장은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차량 방음벽 제조업체 임원 : 돈이 돌아야 우리한테도 일감이 생기고 수주도 생기고 하는데 매출 자체도 30~40% 이상 다운이 됐고, 담보대출을 받아서 그걸로 급여를 충당했죠.]

정부가 천문학적인 돈을 시장에 풀어도 부동산과 주식시장에만 몰리고 정작 실물 경제 회복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63조 8천억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고, 대기자금인 예탁금은 현재 70조 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돈이 고여 있다 보니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 나타내는 '통화유통속도'는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소비나 그 밖의 다양한 투자로 돈이 흐르지 않으면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금융시장 안에 굉장히 많은 돈이 풀려 있는 상황에서 저금리 때문에 고수입 투자처를 찾아서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부동자금의 규모는 여전히 많을 가능성이 있고.]

문제는 자산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 작은 충격에도 금융시스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물과 괴리된 금융시장 과열 조짐에 정부의 재정, 금융 수장도 잇따라 위기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정부는 내일(7일)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최혜영,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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