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빠져나가는 데 10시간"…美, 불안감에 사재기

<앵커>

유럽에서 오는 관광객들을 막기 시작한 미국은 주요 공항이 연일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서둘러 귀국하려는 미국인들이 몰리면서 공항을 빠져나가는 데만 많게는 10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또 불안한 마음에 물건을 미리 많이 사두려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워싱턴 정준형 특파원 리포트 먼저 보시고, 현지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더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입국 심사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공항 통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대부분 유럽에서 온 미국인들로,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과 향후 전면적 입국 금지 가능성을 우려해 서둘러 귀국한 것입니다.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고 검역 절차가 강화되면서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만 4, 5시간에서 많게는 10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미국인 승객 : 승객들을 모두 한 곳에 몰아넣고 줄을 서게 했습니다. 누군가 한번 안내를 하긴 했는데, 명확하지도 않았습니다. 세관 심사와 검역 검사를 받기 위해 그냥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불안감에서 비롯된 사재기는 미국 전역에서 이어졌습니다.


대형 마트마다 생필품 코너에는 빈 선반이 수두룩했고, 판매 수량을 제한하는 직원과 더 많이 사려는 고객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이 나섰습니다.

마트는 계속 열려 있고 공급망도 튼튼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사재기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유통업체들이 물품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일할 것입니다. 사재기를 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잘해나갈 것입니다. 너무 많이 살 필요가 없습니다. 진정하고 긴장을 푸십시오.]

펜스 부통령도 공급망이 잘 작동하고 있다며 1주일 치 식량만 사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내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수는 3천386명으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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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준형 특파원, 앞서 유럽에서는 외출을 금지한 나라가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통행 금지 조치를 내린 도시가 있네요?

<기자>

통행 금지 조치가 내려진 곳은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호보컨이라는 도시입니다.

뉴욕시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되는 일종의 뉴욕 위성도시 같은 곳인데, 오늘(16일)부터 밤 10시 이후 새벽 5시까지 주민 통행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응급 상황이나 출퇴근을 위한 통행만 예외로 허용합니다.

호보컨시가 이렇게 강수를 둔 것은 인근 뉴욕주가 미국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주가 됐기 때문입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학교 휴교 조치가 올해 내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공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뿐 아니라 식당이나 술집에 사람들 많이 모이지 못하게 아예 영업을 제한하기도 한다면서요?

<기자>

미국의 최대 도시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가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강제 영업 제한에 들어갔습니다.

모든 식당과 카페의 매장 내 음식 판매가 금지됐고 배달이나 포장 주문만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LA시장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에릭 가세티/美 LA시장 : 사람들이 가깝게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술집과 나이트클럽 영업을 중단합니다. 식당과 소매 상점에서 매장 내 음식 판매도 금지됩니다.]

식당이나 술집의 영업 시간을 밤 9시~밤 11시로 제한하거나 테이블 수를 줄여서 손님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하는 지역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앞으로 8주 동안 5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는 열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검사받는 것을 두고 며칠 논란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백악관에서 출입자들을 대상으로 검사가 더 강화됐다면서요?

<기자>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출입자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백악관은 앞서 그제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해왔는데 이를 모든 출입자들로 범위를 넓힌 것입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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