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IOC, 취소는 안 되고 연기는 어렵고

이것이 도쿄올림픽 ⑧

권종오 기자 kjo@sbs.co.kr

작성 2020.02.21 10:59 수정 2020.02.25 17: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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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도무지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24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개최될지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달 초만 해도 내심 "2월 말이나 3월 초에는 잠잠해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도쿄올림픽을 통해 부흥과 재건을 노리는 아베 일본 총리의 야무진 꿈도 악몽으로 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럼 도쿄올림픽은 어찌 될 것인가? 사상 최초로 바이러스 사태로 취소될 것인가? 아니면 연기될 것인가? 일본 정부나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먼저 나서서 취소나 연기를 주장할 확률은 거의 '0'에 가깝습니다. 개최국인 그들로서는 어떻게 유치한 올림픽인데 자진해서 포기하거나 연기하겠습니까? 또 올림픽 준비에 20조 원 이상을 썼는데 이대로 주저앉겠습니까?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결국 세계의 눈은 IOC에게 쏠리게 됩니다. 올림픽의 최소나 연기 여부를 최종 결정할 권한이 IOC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IOC는 일단 3월 초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집행위원회에서 이번 사태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이 더 확산한다고 해도 선뜻 취소나 연기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124년의 근대올림픽 역사에서 전쟁으로 올림픽을 열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이유로 취소한 전례가 없는 데다 취소할 경우 중계권료와 스폰서 수입 등 약 5조 원을 허공에 날려야 합니다. 또 이미 예약된 숙소와 항공권 등의 각종 취소 비용도 엄청날 뿐만 아니라 이것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일각에서는 연기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기하는 것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연기를 하게 되면 올해 가을이나 내년 여름으로 해야 하는데 모두 여의치 않습니다. 올해 가을이 되면 유럽축구 리그가 한창 새로운 시즌을 하고 있는 데다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NFL,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과 일정이 겹칩니다. 올림픽 전체 중계권료의 절반 이상을 내고 있는 미국 NBC가 올해 가을로 연기하는 것을 받아들일 리가 없습니다.

그럼 정확히 1년을 연기해 2021년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도쿄올림픽을 치르는 것은 어떨까요? 이 경우도 첩첩산중입니다. 먼저 2021년 7월 16일부터 8월 1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는 빅 이벤트인 세계수영선수권이 열립니다. 도쿄올림픽과 대회 일정이 겹칩니다. 즉 세계수영선수권을 포기하거나 다른 날로 옮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내년 8월 6일부터 15일까지에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개최됩니다. 거의 같은 기간인 8월 8일부터 19일까지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는 지구촌 대학생들의 축제인 2021 하계유니버시아드가 벌어집니다. 내년 7월 하순에서 8월 중순까지 뉴질랜드에서는 여자 럭비월드컵 대회가 열립니다. 하나같이 올림픽 다음 가는 굵직한 국제 대회들입니다.

IOC가 만약 내년 여름으로 연기할 생각을 가졌다면 국제육상경기연맹, 국제수영연맹 등 각종 경기단체의 양보를 이끌어내 이들 대회 일정을 전부 다른 날짜로 변경해야 합니다. 이것이 쉽게 될까요?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스포츠 전문가들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메인스타디움 전경

결론적으로 말하면 IOC로서는 도쿄올림픽을 취소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연기하기도 무척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진퇴양난인 것입니다. 결국 도쿄올림픽이 그대로 강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른 선택을 할 경우 IOC나 일본이나 잃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올림픽은 세계 평화의 축제 한마당입니다. 이런 점에서 수십만 명으로 예상되는 중국 관광객의 입국을 강제로 막을 수도 없습니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개최되려면 이번 사태가 늦어도 4월 말까지는 끝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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