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밴쿠버 신화 10년, 도쿄 신화는 누가 쓸까?

이것이 도쿄올림픽 ⑤

권종오 기자 kjo@sbs.co.kr

작성 2020.02.12 10:03 수정 2020.02.25 17:5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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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밴쿠버 신화 10년, 도쿄 신화는 누가 쓸까?
지난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벽'을 훌쩍 뛰어넘어 작품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 4개 부문을 휩쓰는 신화를 창조했습니다.

한국 문화계의 사상 최고 위업을 TV로 지켜보면서 저는 10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장면을 머리에 떠올렸습니다. 오늘(12일)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개막한 지 꼭 10년째 되는 날입니다. 2010년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제21회 동계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사에 큰 획을 그은 역사적 대회였습니다. 밴쿠버 대회 이전까지 한국 동계 스포츠는 오직 쇼트트랙 한 종목에서만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직전 대회인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에서 우리 선수단은 역대 최다였던 6개의 금메달을 얻었지만 모두 쇼트트랙 한 종목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4년 뒤 밴쿠버에서는 달랐습니다. '피겨 불모지'라고 불리던 한국에서 여자 싱글 챔피언이 탄생하는 기적이 연출됐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피겨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하는 쾌거를 이룬 데다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그리고 총점에서 모두 세계 최고 점수를 기록하는 불멸의 금자탑까지 쌓았습니다.

수십 년 동안 올림픽 금메달 갈증을 느끼던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3총사'가 한꺼번에 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온 국민을 기쁘게 했습니다. 쇼트트랙에서 2개의 금메달을 보탠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사상 최고 성적인 종합 5위를 차지해 '밴쿠버'를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신화의 땅'으로 만들었습니다.
양궁 무더위 적응 훈련밴쿠버의 영광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2020년, 한국 스포츠는 도쿄에서 또 하나의 신화에 도전합니다. 가장 유력한 종목은 여자 양궁입니다. 특히 여자 단체전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올림픽까지 하계올림픽 사상 최다인 8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도쿄에서도 객관적 전력상 세계 최강이어서 이변이 없는 한 9회 연속 금메달이 유력합니다.
진종오 사격선수 (사진=연합뉴스)'사격 황제' 진종오는 3가지 신화를 쓸 각오입니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리우까지 총 4차례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4개 포함, 모두 6개의 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금메달 4개는 양궁 김수녕, 쇼트트랙 전이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추가할 경우 한국 선수로는 동-하계올림픽을 통틀어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됩니다. 또 김수녕(총 6개 메달)을 제치고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도 됩니다. 리우에서 사격 사상 초유의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진종오가 이번에도 우승할 경우 그 대기록을 4회 연속으로 늘리게 됩니다. 올림픽 3연패를 이뤘던 자신의 주종목 50m 권총이 도쿄에서는 폐지돼 아쉽게 됐지만 2012년 런던에서 우승했던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오연지 복싱선수 (사진=연합뉴스)여자복싱의 오연지도 신화를 노리는 간판스타입니다. 여자복싱은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한국 여자복싱은 런던은 물론 2016년 리우까지 단 한 명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강자로 우뚝 선 60㎏급의 오연지는 첫 출전에 금메달까지 바라보고 있습니다. 전국체전 9연패를 달성한 오연지는 2015년과 2017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2연패를 이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오르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여서정 체조선수 (사진=연합뉴스)여자 기계체조 '도마의 간판' 여서정은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여서정의 아버지는 여홍철 경희대 교수로 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여서정이 도쿄에서 메달을 목을 걸면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오르게 됩니다. 여자 도마의 경우 '체조 여왕'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전관왕에 도전할 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어 여서정은 동메달을 목표로 기술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에 출전했던 박상영 선수는 세계 랭킹 21위에 불과했지만 '할 수 있다'를 끊임없이 되새기며 막판 5득점으로 기적 같은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오는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서는 숱한 명장면과 함께 '제2의 박상영'이 쏟아져 나오며 영원히 기억될 '도쿄 신화'를 쓰기를 기대해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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