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암사동에 위치한 한국점자도서관.
이곳에서 이영희 씨는 벌써 10년 째 낭독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책상과 의자만으로도 꽉 차는 녹음 부스에 들어오면 그녀의 목소리는 누군가의 눈이 됩니다.
[삶의 끝에서 육체의 죽음은 낯설지 않게 되고 그대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대의 생명….]
시각장애인은 일반인보다 청각이 예민해서 약간 빠른 속도로 일정한 톤을 유지하며 읽어야 합니다.
처음엔 정확히 읽는 데만 집중해 책 한 권을 낭독해도 무슨 내용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음미하며 즐기는 수준이 됐습니다.
[이영희(54)/낭독봉사자 : 저도 책을 많이 읽게 돼서 좋고요. 발음만 정확하고 사투리 쓰지 않으면 누구나 다 참여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많은 분들이 같이 동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이곳을 찾는 낭독봉사자들은 100여 명.
시간 제약 없이 도서관 근무시간에만 오면 되기 때문에 다른 봉사활동보다 부담이 없습니다.
책 한 권이 다 낭독되면 편집과정을 거쳐 시각장애인들의 생생한 눈이 되는데요.
[신진희(14)/시각장애인 : 점자책으로 읽을 때보다 녹음도서로 들을 때가 더 생동감이 있고 느낌이 살아서 좋은 것 같아요.]
최근 들어서는 국내 도서뿐만 아니라 외국 도서로까지 낭독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육근해/한국점자도서관장 : 이제는 우리 시각장애인들도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외국어 교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에요. 그래서 좀 능력 있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외국어 녹음봉사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자신의 목소리로 시각장애인들의 닫힌 세계를 열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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