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이 시작된 이후 호텔 전체로 불길이 번지진 않았지만, 건물 내부에는 유독가스가 빠르게 차올랐습니다. 오래된 숙박시설이다 보니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소방서의 고가 사다리차도 사용하지를 못했습니다.
피해가 컸던 이유, 사공성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생존자들은 연기가 순식간에 복도로 퍼졌다고 말합니다.
[8층 투숙객 : 비상구에서 엄청 많이 나더라고요 연기가. 8층에서 난 연기가 9층으로 들어왔죠.]
[한병호/3층 투숙객 : 검은색 연기가 되게 많이 나고 있었고요. 점점 옆방으로 번지는 상황이었습니다.]
불이 시작된 곳은 810호.
소방당국은 당초 이 객실의 투숙객이 탄 냄새가 난다며 방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810호의 출입문이 열려 있던 것이 급속한 연기 확산의 원인이 된 걸로 추정했습니다.
[조선호/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 : 문을 닫고 나왔으면 괜찮은데, 발화실에서 문을 열고 나왔고 연기가 급격하게 확산이 됐습니다.]
합판 목재로 된 내장재들이 타면서 뿜어져 나온 검은 연기는 좁은 복도를 가득 채우고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위층까지 순식간에 집어삼켰습니다.
특히 불이 난 810호가 피난 계단 바로 옆에 있어 투숙객들의 대피를 더 어렵게 했습니다.
유독가스와 불의 확산을 막아줄 스프링클러도 없었습니다.
이 호텔은 2003년 준공됐습니다.
지난 2018년 이후 지어진 6층 이상의 숙박시설에는 스프링클러가 의무 설치되지만, 소급 적용되지 않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었고 방화문을 제대로 사용했다면, 유독가스가 복도로 나갈 확률이 아주 낮고.]
20층 이상까지 접근이 가능한 70m 높이의 고가 사다리차가 투입됐지만 사용하지는 못했습니다.
[목격자 : 사다리차도 봤는데, '이게 왜 안 들어가지?' 생각을 했었고.]
도로가 좁은 데다 주차 차량들도 있다 보니 진입조차 어려웠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습니다.
호텔 객실에는 완강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급속도로 퍼진 연기 속에 아무도 완강기를 사용하지는 않았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안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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