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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셀프 재임용'에 연구비 빼돌린 총장…결국 사임

<앵커>

끝까지 판다 오늘(21일)은 두 얼굴을 가진 국립대 총장들의 이야기입니다. 한 국립대 총장이 연구비를 빼돌리고 연봉을 더 받기 위해서 총장 권한으로 스스로 재임용을 한 사실이 드러나자 오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또 다른 국립대 총장도 거액의 연구비를 빼돌린 정황이 드러나서 정부가 감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탐사보도부 한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립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디지스트', 지난해 3월 취임한 손상혁 총장은 취임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자신의 펠로 임기를 6년 이상 연장했습니다.

펠로 교수는 세계적 과학자 유치를 위해 학교가 마련한 제도로 연봉과 연구비 등에서 특혜를 받습니다.

당시 손 총장은 두 달 뒤면 펠로 임기가 끝나고 총장은 규정상 임기 연장이 불가능했는데 총장 권한으로 규정을 바꿔 스스로 재임용한 겁니다.

[디지스트 관계자 A : 말도 안 되는 짓이죠. 총장은 연구할 수가 없죠. 바쁘실 텐데, 많이 바쁘실 텐데. 기관장이 취임한 지 이틀 만에 내린 지시, 사실상 거부할 수 있는 부하 직원이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

감사에서 손 총장은 또 연구 성과급을 독식하고 연구 결과를 논문에 중복기재 해 성과를 부풀린 것도 드러났습니다.

공동연구 명목으로 받은 국책 사업 연구비 50억 원 가운데 절반을 외국 연구소에 보낸 뒤 연구 성과에 개인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징계는 감봉 3개월에 그쳤습니다.

[디지스트 관계자 B : 굉장히 허탈하죠. 다른 사람이라면, 감봉 3개월 정도로 그쳤을까요. 날아가도 몇 번은 날아갔겠죠. 수십 번은 날아갔겠죠.]

일주일 전 취재진이 만난 손 총장은 말을 극도로 아꼈습니다.

[손상혁/디지스트 총장 : 온전히 말씀드리기 어렵고요, 제 입장을 말씀드릴 기회를 꼭 갖도록 하겠습니다. (언제쯤 가능하실까요?) 가능한 빨리하겠습니다.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손 총장은 결국 오는 30일 자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손 총장 외에 다른 국립대 총장도 거액의 국가 연구비를 수년간 외국으로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기부는 이 연구비가 총장의 측근 인사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주요 보직 교수 등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감사를 통해 부정행위가 드러나면 검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이승환,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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