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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한 나라에서 직접 집전…'시복식'의 의미는?

<앵커>

시복식은 천주교 순교자 가운데 성인 다음으로 공경받는 대상인 '복자'를 선포하는 의식입니다. 시복식을 이렇게 순교한 나라에서 교황이 직접 집전하는 건 아주 이례적인 일입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최효안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16일) 교황이 '복자'로 선포한 이들은 모두 한국 천주교의 초기 순교자들입니다.

한국 최초의 가톨릭 순교자인 윤지충과 정약용의 형으로 평등사상을 전파한 정약종 등 사제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가 평신도들입니다.

한국 천주교의 첫 여성 리더인 강완숙을 포함해 여성 순교자도 24명에 이릅니다.

[정호영/'복자' 정약종 후손 : (정약종에게는) 천민들까지도 다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평등의식사상이 있었으니까…시대를 초월한 지식인의 표상이 아니겠는가….]

시복식은 바티칸 교황청에서 시복을 담당하는 추기경이 집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오늘처럼 교황이 순교자의 나라를 찾아 시복식을 직접 집전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고 특별한 일입니다.

그만큼 교황은 평범한 사람들이 인간 존중의 가치를 지키려다 순교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겁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순교자들의 모범은 막대한 부유함 곁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 많은 일깨움을 줍니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버린 사람들, 이들의 고귀한 정신을 축복하러 한국까지 찾아온 교황, 이들이 만들어낸 장엄한 시복식이 종교를 떠나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 하루였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신동환,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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