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 간첩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신속한 검찰 수사도 주문했는데요. 하지만 과연 검찰 수사만으로 진실이 밝혀질지 의문이라는 주장도 많습니다. 특히 국정원이라는 국가 기관이 조작 주체로 의심받는 상황, 당혹스럽기까지 한데요. 이 문제, 국정원 개혁을 요구해온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연결해서 사건의 쟁점과 해법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교수님 이번 사건 어떻게 보고 계세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강한 권한, 그리고 감사를 받지 않는, 아주 많은 예산을 운용하는 곳이 국정원인데요. 국가 안보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할 국정원이 너무나 망가지고 훼손된 상태가 아닌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고요. 그래서 상당히 참담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사건의 쟁점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죠. 하나는 유우성 씨가 간첩이냐 아니냐, 두 번째로는 실제로 간첩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과연 국정원이 그리고 검찰이 형사재판에서 이기기 위해서 허위로 외국의 문서를 조작해서 증거를 잘못 제출하는 그런 형사 사법체계 근간을 뒤흔드는 범죄를 저질렀느냐, 이 두 가지가 쟁점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보면 새롭게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도 보면 말이죠. 3건의문서 가운데 1건, 당초에는 중국에서 공식적인 문서로 받은 거다, 이렇게 주장을 했던 것인데 역시 국정원 협조자의 개입 정황이 포착되었어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조금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면 처음에 1심에서의 핵심은 유오성 씨의 동생, 유가려 씨가 오빠가 간첩이라는 진술을 했던 것이 증거였고요. 그런데 결국 법정에서 유가려 씨가 진술을 번복하면서 국정원 측의 폭행이나 강압 때문에 허위 진술을 했다, 이렇게 된 것이 받아들여졌죠. 그래서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이 무죄 판결을 뒤집기 위해서 국정원 측에서 문서 3건을 제출합니다.
첫 번째 문서는 출입경 기록이죠. 허룽시 공안국에서 발급받았다고 했던, 그런데 문제가 허룽시 공안국이 실제로 북한 출입경 기록을 발급해주는 곳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추가로 문서를 발급받는 것이 이 출입경 기록이 맞다는 확인서고요. 그 다음에 세 번째 지금 말씀하신 것이 가장 핵심적인 마지막이 되겠죠. 우리나라, 중국에 나가있는 대사관, 선양 영사관에서 이 문서만큼은 우리가 외교 통로로 중국 측에서 발급받은 것이 맞다고 확인했던 것입니다. 그 사실 조회서가 앞선 두 가지의 기록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해주는 것이고 변호인 측에서 제출한 확인서는 잘못된 것이라고 최종 확인해주는 그런 문서이죠. 그런데 이 문서마저 최근에 자살 소동을 벌였던 김 씨가 조작해서 제출한 것이라는 진술이 나왔고요.
▷ 한수진/사회자:
이 영사가 지금 그렇게 진술했다는 거죠?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이 영사가 확인해준 거죠. 김 씨의 검찰에서의 진술에서 일단 나타났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되면요, 핵심 문건 3건이 모두 조작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겠어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일단 법정에서 중국 정부에 문의를 했죠. 검찰과 변호인 측이 너무나 상반된 증거를 제출하는데 어느 것이 맞느냐, 그런데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대사관 통해서 보낸 답신서에는 ‘검찰 측 3건이 모두 위조다’ 이렇게 왔고요. ‘중국 측의 회신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느냐’는 검찰 측의 반발이 제기가 되면서 다시 검찰의 디지털 포렌직센터(Digital Forensic) 등에서 문서 감정을 합니다. 그런데 검찰 측에서도, 검찰이 제출한 문서에 찍힌 관인이 변호인 측이 제출한 것과 다르면서 위조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도 국정원 측에서는 그건 벌개의 문제라며 계속 물러서지 않았죠?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그래왔었죠. 그러다가 최근에 마지막으로 결국 이 영사가, 국정원 소속이죠. 위조임을 확인하고 또 협력자 김 씨가 자살 소동과 유서에 남긴 내용 등을 통해서 위조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요. 다른 추가적인 조사들도 결국 한국 정부가 확인한 내용, 검찰 측 3가지 문서가 전부 위조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난 5일에 국정원 협조자인 김 모씨가 자살을 시도하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 때 유서를 보면, ‘국정원이 가짜 서류 제작비 대가로 1천만 원 약속했다’ 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후로도 보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어서 결국 핵심 문건 3건이 모두 위조가 아니냐,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요. 교수님 보시기에 이런 상태에서 공소 유지가 가능할까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제가 볼 때는 불가능할 것 같은데요. 검찰 공안부이죠. 공안부 공안팀에서는 공소 유지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일단 발표를 해놓은 상황인데 아마 바뀔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고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진술 증거는 다시 2심에서 회복할 수 없는 상태이고 추가로 확보한 진술들도 전부 허위이거나 또는 검찰이나 검찰 협력자가 작성한 내용에 지장만 찍은 내용, 그것도 조작이라고 밝혀지고 있죠. 여기에 가장 핵심적이라고 했던 중국 측의 출입경 기록 관련 공식 문서도 모두 조작인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요. 그리고 국정원 측이 제출했던 ‘유우성 씨가 북한에서 찍은 사진이다’ 라는 증거 자료, 이것도 메타 데이터를 들여다보니까 촬영 장소가 중국으로 확인 되었거든요. 모든 검찰 측, 국정원 측 증거가 다 조작이거나 허위인 것으로 드러난 상황이라서 공소 유지가 사실상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겠죠.
▷ 한수진/사회자:
어제 검찰이 국정원을 압수수색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보면 수사에 뒤늦게 속도를 내는 그런 모양새인데 검찰 수사로 진실이 어느 정도까지 밝혀질 수 있을까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일단 검찰도 사실 자유롭지 못하죠.
▷ 한수진/사회자:
이번 위조 의혹에 대해세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그렇죠. 검찰이, 국정원 측이 제출한 것들을 모두 그대로 법정에 증거자료로 제출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검찰이 과연 위조에 같이 협력을 했느냐 하는 의심도 들고 있고요. 두 번째는, 국정원 증거가 위조임을 알면서도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서 제출했느냐, 여기에 대한 의심도 있고요. 세 번째로는, 정말 모르고 국정원 측에 속았다고 한다면 검찰의 증거판단 능력이 도대체가 믿을 수 있는 전문가적 수준이냐, 이런 어떤 부분이 맞다고 하더라고 검찰이 상당히 심각한 문제이고 그런 증거 위조와 위조 증거 제출 과정의 공범적 상황인데요. 그런 검찰 스스로가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힐 수 있느냐.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야권에서는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데 교수님도 결국 특검이 답이라고 보세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특검이 전가의 보도는 아니죠. 아시다시피 지난 삼성 특검 때 조준웅 특검의 아들이 결국 특검 끝나고 삼성에 취업하는 우스운 결과를 보여주면서 사실 유야무야로 끝났고요. 특검에 대한 최근에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보더라도 특검 선정 과정은 사실 법무부와 변협, 국회가 협의해서 정하도록 되어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예전처럼 법으로 만들 필요는 없는 거죠. 합의만 하면 되는 상황인데.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그렇죠.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특검의 선정 과정 자체가 완전히 현재의 법무부나 검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거죠. 하지만 여전히 검찰이 아닌 제3의 수사기관이 만들어져서 수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찰보다 한 단계 더 앞으로 나갈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나마도 지금 상황에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네, 대안이고 조금은 낫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현 정부가 법무부 측에서, 국정원 측에서는 특검을 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요. 만약 특검에 반대해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 상태로 검찰 수사로 만약 일단락된다고 한다면 나중에 정권이 바뀌든지 한 이후에 보다 더 철저하게 이 사건이 재수사가 될 가능성이 높고요. 과거의 사례에 비추어봤을 때 그렇게 되면 아마 국정원이나 현 정권에 대한 타격이 훨씬 더 클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통령도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신속한 검찰 수사를 주문하고 “국정원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 이렇게 지시하기는 했지만 특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셨어요. 지금 새누리당도 동의하지 않는 입장인데 이런 상황에서 특검은 불가능하겠죠?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불가능하죠. 어쨌든 국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동의를 해주어야 하고요. 그리고 새누리당의 동의는 지금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어떤 산하 조직 같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결단이 결국은 핵심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지금 국정원에 대해서도 밝혀야 할 내용이 사실 많지 않습니까. 일요일 휴일 밤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참 이례적으로 휴일 밤에 발표했어요, 여기에서도 구체적인 경위나 위조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나온 바가 없었죠?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네. 오히려 하지 않은 일만 못한 그런 해명이 아닌가 싶고요. 일요일 밤이라는 시기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내용상 보면 조작을 인정하지도 않고요. 어떻게 보면 국정원이 피해자라고 하소연하는 듯한 그런 내용들이 담겨있기 때문에 상당히 오히려 의혹만 부추기는 그런 잘못된 홍보의 전형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위조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 하는 여부도 중요하겠고, 조직적으로 관여를 했느냐, 이 여부도 밝혀야 될 중요한 내용 아니겠어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가장 핵심이죠. 현재 어쨌든 조작이다, 위조다 라는 것은 거의 100% 가깝게 확인이 된 상태고요. 그 과정에서 처음부터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면 국력도 낭비 안 되었고 국가 위신도 추락하지 않았고,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같은 분은 중국을 선진국 되지 못한 국가라고 공개적으로 폄하하면서 외교 문제까지 대립될 우려가 있는 상태인데요. 이 모든 원인이 국정원의 거짓말 때문인데 결국 지금 이렇게 된 상황에서 남은 문제는 그러면, 위조를 누가 했으며 어느 선까지 알고 있었느냐, 처음부터 위조, 조작을 지시한 것이냐 아니면 위조인 것을 나중에 알았지만 그대로 간 것이냐, 결국 최종 책임자가 누구냐, 선까지 가야 하겠죠.
▷ 한수진/사회자:
분명히 그 점은 밝혀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만약에 위조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 국정원이 이렇게 허술한가 하는 한탄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됐어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어떻게 본다면 위조인 것을 몰랐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일단 어쨌든 경찰, 검찰 등은 투명하게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준사법 수사기관이고요. 국가 정보원은 국가 안전을 위해서라면,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사실 초법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는 그런 기관이죠. 그러면 결국 국정원의 이런 법 절차, 법 규정 위반은 당연히 법적 처벌을 받고 지탄을 받아야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만약 정말 국가를 위하고 안보를 위해서라면 본인들이 탈법의 책임을 지더라도 무슨 행동을 할 수 있겠다 라고 하는 이해를 우리 국민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국민의 세금을 막강하게 쓰면서도 전혀 한 명의 그런 사기성 짙은 동포의 농간에 놀아나고 그래서 무고한 한 사람을 간첩으로 조작하기까지 하고 국가의 국격을 떨어뜨릴 정도로 무능하냐, 그렇다면 이렇게 무능한 조직을 우리가 안보의 첨병으로 쓸 수 있느냐, 이런 심각한 문제로 대두가 되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한편에서는 지금 이번 사건으로 국정원 비선조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본격적으로 수사가 되면 국가 정보력에 큰 위해가 될 수 있다, 이런 우려도 제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저는 정반대이고요. 오히려 사실 그 동안 우리 안보나 정보 관련 학계에서는 지난 이명박 대통령 때 흔히 휴민트(HUMINT, human intelligence)라고 하죠. 북한 관련 인적인 정보망이 붕괴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 정치를 위해서 국정원을 악용하는 바람에요. 이번 사건에 드러난 사람들만 보더라도 조선족인 중국인들, 탈북자도 아니죠. 이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협력자로 등장하고 있는데 주로 사업하던 사람들이고 대북 관련한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이 제기된 사람들이고요. 그리고 이들이 한 역할도 과연 대북 첩보수집이었느냐, 이 부분은 아직까지 확인된 것이 전혀 없고요. 오히려 문서 조작이라든지, 잘못된 진술서의 작성, 중국 동포들을 허위 진술하도록 유도한 행동들, 이런 것들이 과연 대북 정보망이고 비선 조직일까, 여기에 대한 상당한 의문이 들고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