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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집 교복 찾으러간 할머니, 손녀 따라가다 참변

<앵커>

불이 난 집에서 할머니를 구하려다 여고생 손녀가 숨졌습니다. 갓 입학한 손녀의 교복을 챙겨나오겠다며 할머니가 먼저 불 속으로 뛰어들자, 손녀가 뒤따랐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TJB 조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화재로 폭삭 주저앉은 예산군 오가면의 농촌 주택입니다.

어제(8일) 오전 9시 반쯤 새내기 여고생 박 모 양이 63살 할머니와 살던 이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박 양과 할머니는 무사히 불길을 빠져나온 듯 했지만 교복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손녀의 교복을 챙기려고 할머니가 불길에 다시 뛰어든 겁니다.

할머니가 나오지 않자 박 양은 활활 타오르는 집 안으로 들어갔고 결국 나오지 못했습니다.

[유가족 : 어머니가 급하게 교복을 챙겨 나오는 과정에서 어머니는 정문을 통해서 들어갔고, 00이는 불길을 피해서 후문으로 들어가서 서로 길이 엇갈려서….]

숨진 박 양은 얼굴조차 모르는 엄마를 대신해 애지중지 길러준 할머니 곁에서 홀아버지와 단촐하게 살았습니다.

할머니에 대한 효심은 남달랐습니다.

[학교 선생님 : 할머니한테 절대적이었어요. 할머님이 안정을 못 취하실때 학생이 오히려 할머니를 위로하고 할머님이 아이한테 의지를 많이 하셨어요.]

애틋한 손녀 사랑에 교복을 챙기러 불 속에 뛰어들었던 할머니.

하지만 교복을 곱게 차려입은 손녀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그만 넋을 잃었습니다.

(영상취재 : TJB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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