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반대하는 동남부 지역의 저항 분위기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과 영국의 공영방송 BBC 등은 어제 동부 도시 하리코프에서 중앙정부 반대파와 지지파 간에 충돌이 벌어져 100명 넘게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친러시아 시위대가 현지 시간으로 어제(1일) 오전 하리코프 시내의 광장에서 연 집회에는 주민 1만 5천 명이 참가했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친서방 중앙 권력에 맞서 하리코프가 단결할 것을 호소하며 시내에 세워진 레닌 동상 철거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유혈 충돌은 집회 참가자 가운데 일부가 극우민족주의 조직 소속 수십 명이 일주일째 점거하고 있던 주정부 청사를 공격하면서 일어났습니다.
친러 시위대는 청사 출입문과 창문을 부수고 안으로 진입해 극우민족주의 조직원들을 무차별 폭행했고 이후 총성과 함께 폭발음이 10여 차례 들렸습니다.
밖으로 끌려 나온 우파진영 청년들은 청사 앞에 있던 수천 명의 친러 시위대로부터도 폭행을 당해 이들 중 상당수는 부상을 입고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후 시위대는 청사 앞에 걸려 있던 우크라이나 국기를 내리고 러시아 국기를 게양 했습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현재 친러 자경단이 하리코프 시내를 돌며 순찰을 벌이고 있으며 시내 중심가의 차량 운행은 완전히 정지됐고 지하철도 폐쇄됐다고 전했습니다.
겐나디 케르네스 하리코프 시장은 키예프와 중서부 지역의 과격 세력들이 버스로 하리코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이들의 도시 유입을 차단하라고 사법당국에 지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동남부 크림반도의 도시들도 친러시아계 시위대에 거의 장악된 데 이어 하리코프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국가 분열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