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언제 피해를 입을지 모르니 생업 미루고 카드사로 몰려가고 또 하루 종일 웹사이트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각장애인들은 내 정보가 샜는지 조차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화면을 보고 자판을 두드리는 일반인과 달리 시각장애인들은 음성안내 시스템이 있어야 웹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한 장애인이 자신이 가입한 카드사에서 개인 정보 유출을 확인해주는 안내 사이트로 들어가 봅니다.
[농협카드 음성 안내 시스템 : 개인정보 유출 여부 확인 문서 시작!]
하지만, 주민번호 뒷자리를 입력하는 단계에서 음성안내는 주민번호 대신 엉뚱하게 암호를 넣으라고 주문합니다.
[농협카드 음성 안내 시스템 : 사용 불가 암호 편집창! 사용 불가 편집창!]
[김영미/시각장애 1급 : 개인 정보 유출을 확인하고 싶은데 막상 사이트에 들어가서는 확인도 안 되고 또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다 보니까 정말 답답하더라고요.]
국민카드사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국민카드 음성 안내 시스템 : 자바 스크립트(를 설치하세요)! 자바 스크립트!]
[신윤정/시각장애 1급 : 주민번호 뒷자리를 입력해야 하는데 이 소리가 도대체 뭔지 몰라서… ]
게다가 팝업창에 뜬 숫자를 마우스로 선택하도록 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입력할 수가 없습니다.
[강완식/한국 웹 접근성 평가센터 소장 :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사이트 들이 있어요. 그렇다면 또 비장애인의 도움을 받아서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또 자기정보가 유출되는…]
법인 운영 웹사이트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시각장애인도 접근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의 허술한 대응으로 시각장애인 고객들은 아직도 어떤 정보가 새나갔는지 몰라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