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군이 건조하고 있는 차기 호위함에 정품이 아닌 짝퉁 부품이 공급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무기 부품을 공구상에서 만들어 납품했는가 하면 일부는 보증서까지 위조했습니다.
이한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해군은 지난 2010년 노후 함정을 대체하기 위해 1조 5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차기 호위함 사업에 들어갔습니다.
2011년 인천함 진수를 시작으로 2~3천톤급 함정 5척이 추가로 건조중입니다.
차기 호위함에는 거센 파도에도 함정이 흔들리지 않고 신속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최신예 함안정 조타기가 설치됐습니다.
함안정 조타기는 크게 6개 시스템으로 돼 있는데 이 가운데 유압장치를 구성하는 레벨스위치에 독일산 정품이 아닌 모조 부품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레벨스위치는 유압장치에 고장이 나거나 기름이 새면 이상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함안정 조타기 전체가 파손될 수 있습니다.
함정 기술교범에는 부품의 제품명과 규격 등이 적혀 있는데 적시된 부품 이외에 다른 부품을 사용할 수 없고 교체할 경우 변경 요청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납품 업체는 정품 대신 부산의 한 공구상가에서 모조 부품을 몰래 만들어 납품했습니다.
[제보자 : 이렇게 만들 거라 해서 그래도 괜찮으냐고 했더니 상관없다고 대표가 (말해서) 상관없는가보다 저는 생각 했고… ]
140만 원대 정품 대신 1/10도 안되는 10만 원 안팎을 들여 모조 부품을 만들어 납품한 뒤 마진을 챙긴 것입니다.
유압장치의 구동력을 증폭시키는 핵심 부품인 가변용량펌프 역시 정품이 아니라는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납품업체는 정품의 제품보증서를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독일 B사 : (일련번호가) 안 맞아요. 저희가 수입을 해서 판매한 것으로 보이게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모조 부품이 납품된 해군함은 차기호위함 2번함부터 6번함과 차기 상륙함까지 모두 6척으로 추정됩니다.
방위사업청은 방산업체들의 정품 사용 여부에 대해 특별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