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금감원장도 개인정보 유출을 피해가진 못했습니다. 카드사가 개인들의 정보유출을 확인해주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또다시 유출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조 정 기자입니다.
<기자>
개인별 정보 유출 내역을 확인하라며 KB 국민카드가 홈페이지에 만든 조회창입니다.
그제 자정 무렵부터 서비스가 시작됐는데 조회 절차가 너무나 허술했습니다.
이름과 생년월일, 주민번호 끝 자리만 입력하면 어떤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바로 나타납니다.
결국 이 조회창이 개인정보 유출의 또 다른 통로가 되고 말았습니다.
주민번호를 몰라도 생년월일만 입력한 뒤 0부터 9까지 10개 숫자를 넣어보면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 알아낼 수 있었던 겁니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사실도 공개됐습니다.
[최수현/금융감독원장 : (국민카드 줄곧 써오셨다고 들었는데 (정보유출) 본인도 포함되셨는지 궁금해요.) 저도 모르겠는데 한 번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정관계 고위 인사와 유명 연예인의 이름도 정보가 유출된 고객 리스트에 올라 SNS 상에 떠돌았습니다.
네티즌들의 유명인 정보 털기가 계속되자, 국민카드 측은 4시간 뒤 황급히 조회창의 보안 인증을 강화했습니다.
[KB 국민카드 관계자 : 처음에는 고객님들이 (정부유출 여부를) 빨리 파악하려고 몰려드는 상황이 있으니까 그렇게 했었으나 잘못한 게 맞습니다.]
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이중의 피해를 안겨준 셈인데, 그동안 카드사의 보안 정책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