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도 수원시청 주변 주민들이 새로생긴 지하철 출입구 때문에 불편하다고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다니는 인도에 출입구가 자리를 차지하고 길을 막다시피 하고 있는겁니다.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말 개통한 분당선 수원 시청역 8번 출입구입니다.
인도로 걸어오다가 출입구 옆으로 지나려면 게걸음으로 옆으로 걸어야 합니다.
맞은 편에서 걸어오던 사람들은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아니면, 아예 반대편 차도로 내려서서 걸어가야 합니다.
위에서 바라본 출입구 모습입니다.
인도 가운데에 출입구가 지어져 있습니다.
인도를 떡하니 가로 막고 서니 행인들은 인도를 출입구에 빼앗긴 꼴입니다.
[전수영/경기도 수원시 인계동 : 정말 짜증 나요, 이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할머니 모시고 매일 병원 다니는데. 오토바이도 같이 와요. 무섭죠.]
지하철 출입구와 그 옆의 철제 울타리 사이의 거리는 60cm도 안 됩니다.
국토교통부 고시에는 인도 위에 지하철 출입구를 지을 때는 최소한 2m 이상 보행 공간을 확보하게 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겁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철도 공단이 공간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채 출입구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인근 건물 앞마당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직원 : 과거에도 쭉 써왔던 통행로이고, 공지(빈 땅)를 갖다가 굳이 그걸 또 저희가 그렇게까지 꼭 (협의)해야 되는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거는.]
하지만, 건물주는 오수관이 파손되는 등 피해를 보자 철제 울타리를 치고 실력 행사에 나섰습니다.
[건물 관리인 : 사유지에 맘대로 허락도 없이 무작정 공사를 해버린 거예요. 와서 굴착기 삽질하고 주차장 막아 놓고 삽질하고. 그동안 제가 약이 많이 올랐죠.]
지하철 공단이 건물주의 앞마당을 수용하려 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으면서 3주 가까이 시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지자체는 양쪽 눈치만 살피고 있습니다.
[수원시청 직원 : 미관지구는 어찌됐건 간에 일반 보통사람이 다니라는 곳은 아니거든요. 건물주가 어떤 설비를 설치했지만, 지금 막 싸우고 있는데 우리가 또 이쪽을 고발하거나 행정처분을 일방적으로 하는 것도… ]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출입구부터 짓고 보자는 안이함에 애꿎은 보행자만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하 륭,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