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후변화 연속보도, 오늘(15일)은 3번째로 육상의 생태변화를 살펴봅니다. 경남 고성에서는 처음으로 올해 벼를 두 번 수확합니다. 기온이 올라가서 동남아처럼 2기작이 가능해진 겁니다. 산림생태계도 바뀌어서, 소나무 같은 온대림의 면적이 줄고, 붉가시나무 같은 난대성 수종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습니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경남 고성의 한 들녘에 어린 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달 7일 첫 추수를 한 뒤, 두 번째로 심은 벼입니다.
2천 900제곱미터의 논에서 첫 2기작을 시도했는데 기대 이상입니다.
[허태호/2기작 벼 재배 농민 : 평년에 비해 160~170% 정도 증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날씨가 따뜻해서 더 넓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아열대 과일인 망고와 용과도 전남 여수, 경남 통영에서 각각 재배에 성공했습니다.
산림 생태계 역시 유래없는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특산종인 한라산 구상나무는 최근 5년 새 30%가량 고사한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김찬수(박사)/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온대 수종들에 의해서 영역이 침범 당하고, 폭설과 폭우에 의해서 죽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 수종인 소나무는 2090년쯤에는 강원도와 경기 북부 일부 지역에서만 생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천정화(박사)/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 기온 상승에 의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다가 더 올라갈 곳이 없을 때가 되면 아무래도 서식지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에, 남해안 일대에는 난대성 수종인 붉가시나무가 소나무의 위축 속도보다 훨씬 빨리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10년 후에는 아열대 수림의 면적이 지금보다 20배가량 늘어날 거란 예상입니다.
기후변화가 식물 생태지도까지 급속히 바꾸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