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용팝 측이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관련 논란과 일본 걸그룹 표절, 음원 사재기 문제 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크레용팝 측은 21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에 ‘현재 크레용팝, 일베 관련 논란들에 대한 해명, 회사의 공식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남겼다.
총 6개의 주제로 자신들의 입장을 전한 크레용팝 측은 크레용팝 멤버의 일베 활동은 결코 없다고 밝히고 음원 불법 사재기 및 조작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크레용팝 측이 남긴 전문이다.
1. 우리는 여자 DOC, DOC가 롤모델
크레용팝의 트레이닝복 콘셉트는 ‘댄싱퀸’ 활동 당시에 선보였던 콘셉트로 크레용팝의 롤모델인 DJ DOC의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발차기 등 활동적인 안무를 위해 적합하다 생각했으며 그동안 걸그룹이 무대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콘셉트라는 것 자체가 선택하게 된 결정적 이유였습니다. 그 이후 트레이닝복에 교복을 덧입어 이른바 ‘교리닝’ 콘셉트를 선보였으며 이 콘셉트는 지금의 빠빠빠 의상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가슴의 이름표는 국내 모든 음악 방송 드라이 리허설에 사용되는 신인가수 식별을 위한 이름표이며 당일 이것이 아이디어가 돼 생방송에도 부착한 것입니다. 헬멧 착용은 단순히 ‘점핑’이라는 안무에 있어 머리를 부각시키기 위해 멤버가 제안한 아이디어 소품이며(장풍춤의 손동작 부각은 ‘장갑’), 빠빠빠의 만화주제곡과 같은 느낌과도 매칭이 돼 결정된 콘셉트입니다. 헬멧 콘셉트는 이미 45rpm, 다프트펑크와 같은 뮤지션들도 이미 선보였던 ‘소품’ 입니다.
2. 크레용팝은 ‘유쾌한 걸’, 정치적 성향표출? 그런 거 몰라
먼저 크레용팝 멤버의 일베 활동은 결코 없습니다. 일전에 논란이 됐던 한 멤버의 ‘노무노무’ 발언(“오늘 여러분 노무노무 멋졌던 거 알죠? 여러분 패션..탐난다능ㅋㅋㅋ 넘 귀여운 울 팬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귀여운 말투로 사용했을 뿐입니다.
또한 크레용팝 멤버들의 과거 팬사이트와 트위터 활동을 살펴보면 ‘너? 너?’ ‘넘흐 넘흐’로 애교스런 표현을 써온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해당 멤버는 ‘노무노무’라는 표현을 굳이 정치적으로 해석해 사용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일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일베 활동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논란 시점은 빠빠빠 첫 방송무대 당일인 것을 감안할 때 ‘일베 논란’을 노이즈 마케팅으로 선택해 이미지 훼손을 자초할 이유 역시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베 논란에 대해 적절치 못한 해명글과 트위터 멘션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의(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 발언은 이유 불문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당시 순식간에 많은 분들로부터 ‘노무노무가 일베용어니까 이 단어를 알고 있는 멤버 역시 일베 회원 아니냐’는 지적과 질책에 해당 멤버는 매우 당황함과 동시에 억울한 나머지 위와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단순한 정황상 지적이든, 악의를 가진 악플러든, 어쨌든 크레용팝에게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의 목소리입니다. 그분들이 위의 발언으로 인해 심기가 불편하셨다면 대중의 관심과 사랑으로 커나가는 연예인으로서 적절치 않은 발언임이 분명하며 앞으로 더욱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말하고 행동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 크레용팝 알리기는 목숨과 같아, 우리 가수 언급되면 어디든 확인
2012년 개설된 크레용팝의 개인 팬사이트에는 ‘홍보인증’ 게시판이 존재했고 팬분들은 자발적 홍보 게시물에 대한 글을 첨부해 올려 주셨습니다.
신인인 크레용팝을 위해 팬분들이 진심어린 마음으로 많은 사이트에 홍보를 해주셨으며 그 홍보글에 대한 반응을 보기 위해 해당 URL을 클릭해 사이트를 접속했는데 그 중 하나가 일베라는 사이트였습니다.
현재 포털사이트에 걸그룹 관련 검색을 했을 경우, 일베에 게재된 게시글들이 로그인 없이도 열람이 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많은 네티즌들 역시 이와 같은 경로로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우연히 일베에 접속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일베라는 사이트는 팬분들이 홍보글을 올려주신 사이트 중 하나로만 인지하고 있었을 뿐, 지금의 논란처럼 특정 정치성향 분명한 댓글이 올라오는 사이트임을 인지하고 접속한 것이 절대 아님을 밝힙니다.
트윗으로 ‘오늘도 디씨와 일베에 크레용팝을 전도하시는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멋지노..’라는 멘션 역시 단순히 팬분들의 홍보 활동에 대한 감사의 멘션이었습니다. ‘멋지노’라는 표현에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는지 미처 몰랐던 상태에서 일베 내에서만 파생된, 재미를 위한 특정 표현일 것으로 생각하고 사용했습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어투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해 오해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더불어 한 멤버와 일베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는 멘션에 대해서는 당시 크레용팝 멤버가 아닌 남자 연습생이었음을 바로 밝혔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의아해하실 부분이 있으실 겁니다. 앞서 노무노무로 처음 일베 논란이 일어난 날 팬사이트에 올린 해명글에서 “각 사이트의 특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부분입니다.
여기서 ‘각 사이트의 특성’이란 피상적인 표현입니다. 즉, 모 커뮤니티 사이트는 사진 사이트, 다른 사이트는 유머글 사이트, 또 다른 사이트는 야구 사이트... 이런 식으로 각 사이트의 기본 특성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일베라는 사이트의 특성을 자세하고 깊게 인지하지 못해 생긴 논란입니다. 차후로는 신중을 기한 언행으로 더 이상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4. ‘백골단’은 우리 사회의 아픔, 옹호할 이유 없어
저는 인터넷에 유포돼 있는 ‘크레용팝 백골단 콘셉트’를 옹호한 적이 없음을 먼저 알려 드립니다. 지난 6월 9일 일베에 게재된 크레용팝 백골단 관련 게시글을 작성한 회원과의 트위터 멘션에서 제가 감사하다고 한 것은 그 회원분이 백골단 얘기는 전혀 없이 그저 크레용팝을 홍보했다는 말만 해 그 분께 홍보해주셔서 고맙다는 멘션을 한 것뿐입니다.
그 이전에도 크레용팝 홍보글을 자주 게재했던 회원의 멘션이기에 해당 게시글을 확인하지 않은 채 고맙다는 멘션을 보낸 것이며, 백골단에 비유한 내용의 글인 줄 알았다면 그 분께 즉시 삭제요청을 했을 것입니다.
혹시나 일베에 홍보글을 올린 회원에게 고맙다고 말한 것 자체도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크레용팝 이미지에 도움이 안 되는 홍보활동이었다고 지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 또한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일베가 반사회적, 반인륜적 글과 댓글이 올라오는 사이트임을 인지하지 못했을 당시에 이뤄진 일들이었음을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제가 ‘그런 거 걱정하면 걸그룹 못해요’라고 한 말 역시 일반적인 악플에 대해 언급한 것이지 백골단 비유와 관련된 악플을 뜻한 것이 아닙니다. 이후 제 트위터의 다른 멘션 ‘ㅎㅎㅎ 감사합니다. 근데 사진 원본 있으세요?’를 백골단 사진과 짜집기해 마치 옹호하는 것처럼 조작해 유포한 회원들로부터 정식 사과문이 접수됐으며 그들은 해당 사이트에도 직접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5. ‘쩔뚝이’라는 표현은 머리 숙여 사죄
크레용팝TV에서 언급된 ‘쩔뚝이’ 발언도 그 촬영 시점이 이번 일베 논란과 무관한 ‘댄싱퀸’ 활동(작년 겨울) 시점이었으며 한 멤버가 다리가 저려 쩔뚝거리는 모습에 무의식적으로 ‘쩔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이 단어를 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 비하의 의도로 사용했다는 주장은 저희로서는 매우 당황스러웠으나 한편으로 이 발언이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점을 미처 판단치 못한 채 ‘쩔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상처 받으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향후로는 올바른 단어 선택과 표현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6. 악의적 루머, 트위터 계정 사칭 등에는 법적 강력 대응 나설 것
최근 크레용팝 ‘빠빠빠’ 음원과 관련해 여러 가지 루머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단연코 음원 불법 사재기 및 조작은 없었음을 밝혀 드립니다. 현재 크레용팝의 빠빠빠까지의 모든 음원은 CJ E&M이 유통을 담당했으며 항간에 도는 M유통사 사장딸이 크레용팝 멤버라는 루머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또한 저의 트위터 계정 @chrome1573은 약 2개월 전 탈퇴한 계정입니다. 한 네티즌이 위 계정으로 재가입해 악의적으로 사칭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위 내용은 법적조치 진행 중입니다.
그동안 많은 논란으로 심려 끼쳐 드린 점 죄송합니다. 앞으로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happy@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