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군대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게 이른바 PX로 불리는 군대 매점입니다. 물건값이 싸서, 얼마 안 되는 병사 월급으로도 든든하게 배를 채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유독 해군 매점의 상품가격이 육군이나 공군은 물론, 일부는 시중가격보다도 비싸졌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이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도의 한 해군 매점입니다.
해군 매점이 다른 군 매점과 가격 차이가 어느 정도 나는지 같은 제품을 직접 사서 비교해 보겠습니다.
병사들이 많이 찾는 음료수와 냉동식품 등을 산 뒤에 가격을 물었습니다.
[매점 직원 : 9500원입니다. (PX인데 비싸네요.) (다른 군) PX 보다 싼 걸로 알고 있는데요?]
하지만, 육군·공군 PX보다 A 업체의 500ml 콜라는 해군 매점이 87%, B 업체의 70g짜리 소시지는 77%가 비쌌습니다.
C 업체의 닭강정은 육군 공군은 물론, 시중가격보다도 1200원이나 비쌌습니다.
평균 가격도 8에서 20%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해군 매점의 판매가격이 올라간 것은 지난 2010년부터.
민간 편의점 업체가 매년 40억 원의 군 복지기금을 내는 조건으로 전국 242군데 해군 매점 운영권을 5년 동안 넘겨받았습니다.
기금을 내고 운영하는 민간업체 입장에서는 적자 보지 않으려면 민영화 되지 않은 군 매점보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해군 장병 : 어떻게 해요. 울며 겨자 먹기로 일단 5년간은 써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PX 담당 병사들을 전투병으로 전환하겠다는 민영화 취지도 무색해졌습니다.
해군 매점 242곳 가운데 207곳에서는 아직도 해군 병사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김광진/민주당 의원 : 민간에 위탁을 시켜서 도움이 되는 일들이 있고, 도움이 되지 않는 일들이 있는데 이 사안은 군이 직접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런 실정인데도 국군복지단은 군 매점 민영화를 전군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신동환, 영상편집 : 김선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