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도쿄 신오쿠보 거리에서는 연일 혐한 시위가 벌어졌었다. 극히 일부의 일본 우익단체들이 주도한 것이었지만, 그 기저에는 한반도에 대한 역사적인 멸시감과 적대감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본다. 그런 것들이 하필 지금 이 시점에서 돌출되어 나온 것일까? 역시 일본의 현재진행형인 ‘위기’와 ‘불안’이 자리하고 있었으리라 판단된다. 일본의 위기 국면에서, 그래서 뿌리를 잃고 흔들리는 젊은 세대의 불만감, 혼란, 정체성 상실 등이 역으로 ‘적(敵)’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적은 잠재적인 적으로 대두되는 중국, 북한을 넘어, 오히려 한국을 표적으로 삼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은 위기 상황에서 항상 ‘적(敵)’을 찾고, 인위적으로 ‘적(敵)’을 만들고, 거기에 칼을 휘두른 역사적 선례들이 있다. 현재의 일본을, 위기 상황을 그런 면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베노믹스가 성공과 실패,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우리를 비롯한 주변 국제정세가 달라질 것이다. 아베노믹스는 일종의 명운을 건 ‘도박’이다. 한결같은 지적들이지만, 아베노믹스의 실패는 상상하기도 힘든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금은 그래서 ‘젠야(前夜)’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