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은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송강호, 고아성 등 주연급 뿐만 아니라 짧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조연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 속에서 머리칸의 독재자 '윌포드' 역을 맡은 에드 해리스도 그 중 한명이다. 에드 해리스는 1996년 블록버스터 영화 '더 록'이 국내에서 큰 흥행을 기록하며 한국 팬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이후 '트루먼 쇼', '앱솔루트 파워', '폴락', '뷰티풀 마인드' 등의 작품을 통해 매번 개성 강한 연기를 펼쳐왔다.
이번 영화에서 에드 해리스는 짧지만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후반부 커티스 역의 크리스 에반스와 대면하는 신은 영화의 흐름과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며 관객에게 큰 놀라움을 선사했다.
에드 해리스가 처음부터 '윌포드' 역에 내정된 것은 아니였다. 당초 이 역할은 할리우드의 또 다른 연기파 배우인 더스틴 호프만이 눈독을 들였다.
봉준호 감독은 "더스틴 호프만이 '설국열차'의 시나리오를 읽고 '윌포드' 역에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비중이 크지 않음에도 이런 선굵은 악역 연기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며 적극적인 출연 의사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설국열차'의 촬영 대부분이 체코 바란도프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면서 캐스팅은 무산됐다. 호프만이 미국과 체코를 오가는 강행군을 하기가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크리스토퍼 월큰을 비롯해 감독 로만 폴란스키까지 거론됐지만, 모두 성사되지 못했다.
에드 해리스를 생각한 건 제작자 박찬욱 감독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박찬욱 감독님이 여러명의 배우들을 제안해주셨는데, 그 중 에드 해리스가 있었다"면서 "다행히 시나리오를 읽은 에드 해리스가 흔쾌히 출연을 해주었고, 최상의 연기를 펼쳐줬다"고 말했다.
'설국열차'는 지난 7월 31일 개봉해 8일간 전국 451만 5,78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폭발적인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