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험 민원이 줄기는커녕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체 금융 민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보험 관련 건이었습니다. 1년 사이에 18.8%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게 설계사의 말만 믿고 보험 들었다가 분쟁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보상을 받기도 어렵습니다.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매달 43만 원을 내는 변액종신보험에 가입한 장 모 씨.
연 8% 수익이 난다는 설계사 말을 믿고 3년 가까이 부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돈이 필요해 해약하려 하니 돌려받은 돈이 고작 530만 원, 지금까지 낸 보험료 1천 400여만 원의 38%에 불과했습니다.
중도 해약하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보험 가입 피해자 : 수익률이 8% 난다는 얘기를 저한테 해줬어요. 형광펜으로 그어가면서 20년 됐을 때 이만큼 받을 수 있다. 그 외에 다른 얘기는 없었어요.]
전체 보험 민원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이렇게 보험 모집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보험가입자가 설계사나 보험사와의 분쟁에서 이기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해도 구제받는 경우는 10명 중 4명에 불과합니다.
설계사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기각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미숙/보험소비자협회 대표 : 증거는 구두(말)밖에 없으니까 (설계사가) 그냥 거짓말을 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보험) 모집인은 법망을 피해 나가고 손해는 가입자가 다 떠안는 구조입니다.]
보험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입 때 대화 내용을 녹음하고 해당 보험사에도 설계사의 보장 내용을 재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