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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수정 교수 "용인 엽기살인, 사이코패스 아닌 특이한 범죄"

"소시오패스는 6,70년대 용어…성인에게만 해당"

10대들의 잔인한 범죄, 우리 사회 단면?

“소시오패스는 6,70년대 용어…더이상 쓰지 않아. ”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뉴스를 보는 내내 참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요. 용인에서 발생한 엽기 살인사건에 대한 얘기인데요. 아직 10대인 피의자가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하고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하고 말이죠. 또 시신 훼손하고 별다른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다고 하고요. 피의자 심 군 나이가 19살, 피해자 17살. 이 사건 어떻게 보셨어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처음에는 이 사건이 진짜 발생한 사건인지 아니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괴담의 일종인지 사실 저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성년자가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그런 잔혹범죄다, 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조차도 충격이셨군요. 그런데 10대에 술도 안 마셨던 것이고요. 정신과 치료 병력도 없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이렇게 대담하게 범행할 수 있었을까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우리가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것은 성폭행을 목적으로 아는 여자 아이를 불러다가 결국 성폭행을 하고 피해자가 신고할까봐 목을 졸라서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하고 그 당시에도 흉기는 존재했었죠. 그리고는 일단은 사망에 이른 사체를 놓고 10대 학생이, 어떻게 할까, 차량도 없었을 것이고, 미성년자니까. 그런 상황에서 결국 발각이 되지 않게 하려면 사체를 은폐해야 하는데, 사체를. 사체를 은폐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그 순간하고 지금 이 사건은 두 건의 내용들이 잘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애초부터 살해할 것이 목적이었다고 한다면, 흉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않았을리는 없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애가 만약 중간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서 결국 과거에 봤던 엽기적인 잔혹 영화의 장면을 떠올려서 자수를 하는 대신 사체를 훼손하는 식으로 행동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 이렇게 보이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 이후에 일어난 잔혹 행위는 아마도 그 아이의 머릿속에서 창조적으로 나온 장면은 아닐 것 같고요. 아마 늘상 보았던 잔혹영화, 공포영화에서 나온 장면을 일종의 모방한 것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그런 공포 영화나 잔혹 문화 같은 것에 상당히 심취했던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것이 결국 사체 훼손 방식에 반영된 것이 아니냐고 보이고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귀가를 한 이후에는 친구에게 설득이 되어서 결국 본인의 발로 수사기관에 가서 자수를 한 것은 그건 또 다른 면모라고 보기 때문에 그야말로 소위 어떤 냉혈한의 모습으로 보기에는 앞뒤가 잘 맞지 않는 측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특이한 범죄다. 라고 판단이 들죠.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보면 일관성 있게 분석이 어렵다, 이런 말씀으로도 볼 수 있을까요. 그런데 저는 이점도 궁금하더라고요. 지금 보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또 한 언론보도를 보면 친구가 이런 인터뷰를 했더라고요. 살인에 대한 암시를 계속해왔고, 언제부턴가. 범행 당일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사람을 죽이면 어떨까?’, ‘쟤 죽일까?’ 이런 말도 했다는 것이거든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그런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그 범행 당시의 행동의 패턴으로 보았을 때 목 졸라 살해할 때까지는 별달리 살인에 대한 의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일단 사건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 일종의 사후 설명식으로 피의자의 애당초 동기를 해명을 해서 들어가게 되면 거의 훨씬 더 위험한, 잔혹한 사람이라고 몰아가기가 굉장히 쉬울 것으로 보여요. 여러 정보들이 사실 균형 있게 다루어지기는 어렵거든요. SNS가 있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하기 전 SNS를 통해서 얘가 평상시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애인지, 평상시 생활은 어땠는지 충분히 추적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토대로 해서 사건의 전과 후에 일관된 성격의 흐름이 있는 것인지, 또는 반사회적인 사고의 진행이 있었던 것인지 하는 것들을 어떻게 보면 객관적인 텍스트를 통해서 확인해보는 노력도 추가로 이루어져야 하겠죠.

▷ 한수진/사회자:

아직까지 예단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런데요. 지금까지 나와 있는 상황으로 여쭈어 보면요. 일단 피의자가 SNS에다가 여러 가지 글도 올리고 사진도 올리지 않았습니까.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고 난 직후부터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사건 직후에 일어난 일들을 SNS를 통해서 글을 올린 것들이 있죠.

▷ 한수진/사회자:

글이나 사진을 보면 어떤 심리를 분석할 수 있을까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 대목에서도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이 드는데요. 글만 보면 얘가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다. 이렇게 몰아갈만한 내용들이 충분히 있습니다. 죄책감도 못 느낀다, 그리고 잔혹한 내용들도 꽤 많이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SNS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사용이 되는가 하는 것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특히 이 아이가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였고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가장 중대한 경로가 SNS이었던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얘는 자기 애완동물과 사이좋게 찍은 사진을 올리고 우리 가족이다. 이렇게 해서 올린 글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SNS에 신변잡기, 평상시에 일어나는 희로애락을 전부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여기다 사건과정이나 사건직후에 올린 그런 내용의 글이 정말 이 사람의 잔혹함만을 반영한 글이냐. 하는 부분에서는 조금 신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4시간 후에 올린 글에는 자수를 결심한 듯한, 나에게 또 실망을 한 부모를 고민하는 듯한 글이 올라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생각의 변화를 읽기 위해서는 그 글이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보이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그 글로 해서 미성년자의 모든 행위를 어른 상습 범죄자들이 가지는 일반적인 반사회적인 사고로 몰아붙이기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자수를 생각했다는 점에서는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말씀도 되겠네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그렇죠. 일반적인 사이코패스는 자수를 고려한다거나 자살을 시도한다거나 하는 행위는 잘 하지 않거든요. 자기의 잘못을 사회의 탓이다. 잘못된 제도의 탓이다. 이런 식으로 귀인 시키고는 결국 도주한다거나 이런 쪽으로 가는 것이 훨씬 일반적인 패턴인데 이 얘는 친한 친구도 있었고 친구의 설득에 의해서 실제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한 상태에서 가서 본인이 자수를 했고 그런 과정 중에요. 과정 중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보면 소시오 패스다. 사이코 패스는 아니다. 이런 견해도 있던데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소시오패스이든 사이코패스이든 일반적으로 범죄력이 많이 진전되어서 일종의 본인의 내재적 성향으로 구축이 된 성인들에게 붙이는 용어들이죠.

▷ 한수진/사회자:

일단 둘이 어떻게 다른 건가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사이코패스는 기질적인 이상이 이미 발생한 사람을 사이코패스라고 하고요. 소시오패스는 그보다는 훨씬 오래 전부터 사용되던 용어로서 일반적으로 상습적인 범죄행위를 하고 죄의식이나 책임감이 전혀 없는 이런 사람들을 통칭했던 용어입니다. 6~70년대 까지 소시오패스라는 용어가 학계에서 보이다가 8~90년대 넘어가면서 더 이상 소시오패스라는 용어를 학술적인 논문이나 이런 데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좀 더 특질중심으로 최근에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이고요. 일단은 성인에게 지칭하는 용어로 통용이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사이코패스로 보기는 어렵겠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단정하기에는 일관되지 않은 정보들이 틀림없이 많이 존재한다고 보이죠. 보통 성인 사이코패스가 어린 시절에는 동물을 학대했다는 그런 이야기들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사람뿐이 아닌 생명체와 신뢰관계 또는 애착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운 성격이 사이코패스라고 말하는데 이 얘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굉장히 정상적인 생활을 했던 아이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사이코패스가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기 때문에 논쟁점이 거기서 발생한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리 사회가 어떤 점을 함께 고민해야 할까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10대에 대한 교육은 심각한 수위에 와있다고 보고요. 학교폭력 문제도 심각할 뿐만 아니라 학교를 그만 둔 아이들을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폭력행위를 했다고 결국 학교를 떠나는 식으로 만일 운영을 한다면, 지금 이번 아이도 학교를 떠나서 혼자서 인터넷이나 SNS에 그런 정보만 계속 선별적으로 노출되다가 결국 공포영화에서 본 장면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긴 그런 현상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정상적인 교육기관에서 떠나는 아이들의 숫자가 늘어나는데 이 아이들을 그럼 교육을 안 하고 사회적으로 규범에 대한 습득을 정상적으로 시키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서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정보에 노출되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하는 부분이 고민이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육기관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을 계속 품어 줄 수 있느냐, 이탈을 막아 줄 수 있느냐, 이런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고민이 되겠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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