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의 노동절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오늘(27일)부터 9일 동안 10만여 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요즘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화여대를 즐겨 찾고 있습니다. 이대 앞 쇼핑만 원하는 게 아니고, 꼭 학교 안까지 들어와 사진을 찍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신촌역 앞 공영주차장이 관광버스로 가득 찼습니다.
모두 중국인 관광객 버스입니다.
관광객들이 줄줄이 내리고, 곧 이화여대 주변은 중국인 차지가 됩니다.
옷 가게, 화장품 가게마다 중국어 간판은 필수.
명동처럼 점포마다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들이 배치됐습니다.
[안녕하세요. 알로에 팩입니다.]
[장재원/화장품 가게 점원 : (많이 오세요? 중국인분들?) 한 60%. (전체 고객의?) 네.]
하지만 이화여대생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이대생들이 공부하는 열람실에서 나오는 두 여성.
이들은 이대생이 아닌 중국인 관광객입니다.
이번엔 남성 관광객들.
주저 없이 열람실에 들어와 카메라 셔터를 누릅니다.
외부인 출입금지 팻말은 아무 소용없습니다.
[유태영/이화여대 학생 : 도서관 안에까지 들어오셔서 학생들 공부하는 모습도 찍으시고 또 얘기를 너무 크게 하시기 때문에…]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은 중국인 신혼부부가 쫓겨나고 있습니다.
이대 캠퍼스 안에서 무단으로 웨딩 촬영을 하다 적발된 겁니다.
[이화여대 경비원 : 못 세요. 상당히 많아서… 학교 측에서는 '웬만하면 통제해라' 신고가 들어오면 저희가 바로 내보내요.]
중국인 관광객들은 왜 이대에 열광하는 걸까.
이화 즉 '배꽃'의 중국어 발음은 '리화'.
배꽃이 순결을 상징하는데다, '리화'라는 발음이 '이익이 생긴다'는 뜻의 중국어 리파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왕천위/중국인 관광객 : 중국에선 '이화'라는 단어가 '부귀와 빛'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선, '이대에서 사진을 찍으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돌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대 앞 상권은 살아났지만, 대학 측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위원양, VJ : 정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