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에 대한 일본의 공세는 지난 2월초부터 시작됐습니다. 중국에서 나타난 최악의 스모그 상황을 보도하며 “마치 동물실험을 당하는 듯하다”고 언급하는 중국거주 일본인들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또,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난 중국에서 일제 공기청정기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여기에다 중국으로부터 날아온 초미세먼지가 일본의 대기오염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일본 언론이 연일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즉각 초미세먼지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섰고, 긴급행동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초미세먼지의 수치가 1㎥당 70㎛를 초과하면 외출을 자제하도록 하는 주의보를 발령하기로 했습니다.언론의 문제제기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결국 공기전쟁의 승자를 ‘일본’으로 만든 겁니다. 물론 여기에는 초미세먼지가 황사나 미세먼지 보다 해롭다는 충분한 과학적인 근거가 뒷받침됐습니다. 초미세먼지는 황사나 미세먼지 크기의 1/4정도로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로 유입되기 때문에 폐암이나 천식 등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죠.
한국에서 얻지 못하는 한반도의 공기오염에 대한 정보는 오히려 일본 방송이나 일본의 한 대학연구소 사이트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일본 방송에서 오히려 한국의 초미세먼지 오염을 걱정할 정도입니다. 며칠 쯤 초미세먼지가 한국으로 날아갈 지 일본 방송에선 가끔씩 얘기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정보를 다른 나라를 통해 얻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중일간의 초미세먼지를 둘러싼 공기전쟁은 두 가지 관점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는 중일간의 또 다른 분쟁이란 점이고, 다른 하나는 초미세먼지 오염 그 자체의 유해성입니다. 우리 입장에서 중일간의 분쟁에 굳이 끼어들 필요는 없지만, 그 유해성 자체에 대해서 눈을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