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0대 복권 위조범을 잡고 보니 99살로 나이를 위조한 황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복권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까지 위조해 99살 노인 행세를 하며 연금 수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CJB 홍우표 기자입니다.
<기자>
한 방송사 장기자랑 프로그램에 출연한 99살의 노인.
정정한 모습으로 수준급의 노래실력을 뽐냅니다.
80대 사회자가 건강장수의 비결을 묻자,
[방송출연 당시 : 건강은 욕심 안부리고 알맞게 먹고 알맞게 살면 되는거야.]
특이한 한복을 입은 노인이 위조복권을 건네고는 태연히 당첨금을 받아 갑니다.
용의자를 붙잡고 보니 바로 노래자랑에 출연했던 99살의 안 모 할아버지.
안 씨는 복권위조 등으로 지난 1979년부터 23년 동안 7차례나 교도소를 들낙거렸습니다.
[문서를 찾아서 확인해보니까 그 당시에 433매의 주택복권을 위조해서 행사하다가 구속된 사례가 있었고요.]
99살 노인이 어떻게 정교하게 위조된 복권을 만들 수 있었을까?
조사결과 안 씨의 실제 나이는 59살, 무려 40살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교도소를 나와 노숙자 생활을 하던 안 씨는 지난 2005년 청주의 한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를 드나들며 고아출신의 91살 노인으로 행세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위의 보증과 법률구조단체 등의 도움을 받은 안 씨는 법원과 주민센터까지 속여 4년 뒤 1915년생, 95살로 주민등록증까지 발급받게 됩니다.
이 때부터 안 씨는 4년동안 노령연금과 장수수당으로 2300만 원을 받아 가로챘습니다.
하지만 안씨는 자신이 99살의 노인이 맞다며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안 모 씨/피의자 : 딴 사람보다 젊게 보여요. 멋있게 살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팔방미인으로 살아온 거예요. 살다보면 돈 떨어질 때도 있고 욱하는 성질로 (복권 위조했습니다.)]
경찰은 안 씨에 대해 정신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위조복권 피해자가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희성 C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