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탈리아 총선 결과에 세계 금융시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긴축 거부에 지키기 어려운 공약을 내세운 코미디언 출신 정치인이 내각 구성을 좌지우지하게 된 겁니다.
파리에서, 이주상 특파원입니다.
<기자>
코미디언 출신 정치인 그릴로입니다.
인터넷 사용 전액 무료, 학생들에게 태블릿PC 무료 제공, 주 20시간 근로 등 현실성이 거의 없어 보이는 공약으로 이번 선거판을 뒤흔들었습니다.
[그릴로 '오성운동' 대표 : 국가가 공교육, 의료, 공공 수도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나는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싶습니다.]
긴축에 지친 민심은 그릴로를 제3당의 당수로 끌어올렸습니다.
[마론/그릴로 지지자 : 우리는 변화를 원합니다. 기존 정치권에 신물이 납니다.]
선거결과 하원에서는 중도좌파연합이 과반을 차지했지만, 상원에서는 베를루스쿠니 전 총리의 자유국민당이 1당으로 단독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그릴로는 정부구성의 선택권을 쥐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릴로는 긴축을 거부하고 유로존을 아예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지금까지의 경제 정책에 혼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그 결과 뉴욕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급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도 요동쳤습니다.
특히 그릴로의 급진적인 성향 때문에 연정을 구성하지 못해 재선거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어서, 이탈리아는 다시 한 번 유로존은 물론 세계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종희, 영상편집 : 김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