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감 예방 주사를 맞으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겨서 독감에 잘 걸리지 않죠.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해서 새로운 암 치료법이 개발됐습니다.
조동찬 의학 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말기 간암 환자의 간 CT 사진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7cm 크기의 둥그런 종양은 5년 만에 재발한 간암입니다.
부산대 의대 연구팀은 항암제 대신 암세포를 녹이는 성분을 지닌 바이러스를 주입했습니다.
1년 후 암 크기가 1cm 정도로 줄었습니다.
네이처 의학저널은 지난 11일 최신호에서 '암을 죽이는 바이러스'라고 새로운 치료법을 소개했습니다.
말기 간암환자의 경우 항암제나 색전술보다 치료 효과는 더 좋고 부작용은 훨씬 적었습니다.
바이러스가 암세포에 들어가면 암 덩어리는 감기에 걸린 것처럼 몸살을 앓게 됩니다.
그 순간 인체의 면역체계는 암 덩어리를 바이러스 덩어리로 인식하면서 항체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항체는 암세포를 죽이게 됩니다.
[허정/부산대병원 종양내과 교수 : 항암 항체가 이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물론 다 생기는 건 아니고요. 한 60% 정도의 환자에서 생기는 걸 우리가 확인했습니다.]
항암제 대신 바이러스 주사로 말기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겁니다.
연구팀은 1년 정도 임상 시험을 더 거친 뒤 말기 간암환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치료가 이루어 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