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술 마신 다음날, 어제 일이 기억 안 나 후회하면서도 또 술자리를 찾는 분 꽤 있으시죠. 단지 술을 좋아할 뿐이라고 주장하는 애주가 중에서도 의학적으론 알코올 중독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알코올 중독으로 입원한 환자들.
겉보기에는 알코올 중독자라고 믿기지 않지만, 술은 이들의 인생을 바꿔 놨습니다.
[김 모 씨/알코올 중독 : 기쁠 때 좋을 때 친구들하고 있거나 회식자리에서 아주 만취할 때까지 먹죠. 술이 없으면 밤에 잠을 자지 못해요.]
술 때문에 지각과 결근이 잦아지면서 일자리도 잃었습니다.
외로움을 달래려 시작한 술이 중독으로 이어진 주부도 있습니다.
[이 모 씨/알코올 중독 : 남편 없이 육아스트레스를 술로 많이 혼자서…. 정신을 차려보니까 우유병은 바닥에 있고 우유를 어떻게 먹였는지 생각이 안나고….]
자신은 알코올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애주가 중에서도 의학적으로 중독자인 경우도 많습니다.
슬픔을 술로 해결하거나 취할수록 더 마시고 싶다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술 마신 다음날 해장술을 찾거나 술 자리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도 음주 욕구를 절제하기 어렵다면 역시 중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종섭/알코올중독 치료병원 원장 : 5년을 술을 끊었더라도 술 한잔 맛보면 다시 휘발유에 불 붙는 것처럼 불이 붙어버리니까 중독을 조절을 할 수 없습니다.]
알코올 중독자의 뇌는 전두엽과 후두엽이 크게 손상돼 기억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치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계속 병원을 찾는 경우는 20% 에 불과합니다.
술을 한번 끊었다가 다시 마시면 중독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이승열)